'90년생 김지훈'vs'1990 백말띠의 해', 동일 저자?… "남녀싸움은 돈 된다"
'90년생 김지훈'vs'1990 백말띠의 해', 동일 저자?… "남녀싸움은 돈 된다"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04.11 17: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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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온라인 커뮤니티>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온라인상에서 남녀 대결로 주목을 받은 『90년생김지훈』과 『1990, 백말띠의 해』의 저자가 동일 인물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90년생김지훈』은 '남성 역차별'을 강조하는 소설 제작 프로젝트로, '미투(#Metoo) 운동'이 사회 곳곳에서 터져나오자 이를 반대하는 남성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았다. 페미니즘을 주제로 한 『1990, 백말띠의 해』는 1990년에 태어난 여성들의 수난사를 담았다.  

만화가 카광(본명 이상일)은 지난 6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남녀인권 싸움 출판 보고서'라는 제목의 게시물에서 "'90년생 김지훈'과 '1990, 백말띠의 해' 프로젝트를 진행한 '김수상'과 '희옇게'는 둘 다 저였다"고 밝혔다. 이어 "남성인권 책, 페미니즘 책 두 개의 프로젝트를 열고 상반되는 의견을 동시에 펼쳐보고 싶었다"고 정체를 숨겼던 이유를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말 페미는 돈이 될까? 남자들은 안 뭉칠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했다"며 "이후 출간 과정과 결과는 (두 책이) 전혀 달랐다"고 적었다.  

◆ 『90년생 김지훈』… 펀딩 난항·테러 위협 

페미니즘 인기 서적 『82년생 김지영』의 대항마로 여겨지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저자는 "여성은 약자가 아니다. 남성들의 성문화는 냉소하면서 왜 자신들의 성문화는 방조하는가"라며 "페미니스트의 이중성, 성폭행 무고죄 등의 내용을 담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책은 펀딩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았다. 대부분의 펀딩사이트에서는 "여자에 대한 폭력 조장이 될 수 있다"며 거절했고, 출판사 역시 난색을 표했다고 카광은 밝혔다. 그는 "우여곡절 끝에 14일 만에 겨우 펀딩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후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다. 카광은 "펀딩사이트에서는 '성차별적 콘텐츠'라는 여성들의 항의가 폭주했고, 공개 2일차에는 염산테러 협박 쪽지가 날아 왔다. 3일차에는 신상이 공개돼 인신공격을 당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극우 단체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성향을 지녔다는 논란에 휩싸인 '안티 페미협회'라는 곳에 책 홍보를 요청하는 글을 올린 것 때문에 일부 남성인권 커뮤니티에서조차도 "아무리 페미니즘을 비판한다고 하더라도 일베와 함께할 수는 없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에 대해 안티 페미협회 측은 "본 단체는 오직 페미니즘 타파에 주력한다는 목표로 결성됐다"며 "이성 혐오를 지양하며 일베와는 전혀 연관조차 없다"고 밝혔다. 

결국 펀딩은 3월 30일 1차적으로 중단됐다가, 이번달 3일 최종 중단됐다. 

◆ 『1990, 백말띠의 해』… 순탄한 진행·공감 반응

페미니즘 소설의 출간·펀딩 진행과정은 순탄했다. 카광은 "출판사에서 선뜻 출간에 동의했다"며 "남성에 대한 경멸 표현이 있었으나 별다른 수정절차도 없었다"고 적었다. 책 설명에는 '1990년생 백말띠 여성들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참혹히 살해당해야 했다. 젠더사이드(특정 성별자에 대한 대량학살)를 뿌리뽑기 위해 남성들이 숨기려하는 역사를 담은 책'이라고 적혀 페미니스트의 시선을 끌었다.  

이후 페미니즘 성향의 사이트에서는 책에 대한 호평과 칭찬이 줄을 이었다. 여성 누리꾼은 "글 설명만 읽어도 짠하다", "글 설명 보면서 울었음", "우리 엄마 할머니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등의 공감하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책의 배경이 된 1980~1990년대에는 남아선호 사상이 지배적이었다. 초음파 기기가 도입되면서 여야 낙태가 성행했고, 특히 '백말 띠 해에 태어난 여자는 팔자가 사납다'는 속설 때문에 여자아이 출산을 기피하는 경향을 보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백말띠 해인 1990년 당시 성비는 여자 100명 당 남자 116.5명으로 집계됐다. 

◆ "남녀싸움 시장은 블루오션" 

카광은 "남녀싸움 시장은 확실히 이슈성, 수익성이 좋은 콘텐츠다. 다만 남성 인권 콘텐츠는 출판부터 어려운 시도이며, 여초단체의 공격과 까다로운 도덕성 검증을 받는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남녀싸움 시장은 블루오션이다'라고 느꼈다"면서 "비트코인처럼 인생역전의 발판이 가능해 보인다"라고 전했다. 

두 책과 관련해 진행한 펀드에서는 최종 달성률을 크게 웃도는 금액이 모금됐다. 특히 『1990, 백말띠의 해』의 경우 이번달 3일까지 모금된 금액이 1040여만원에 달했다. 현재는 펀드가 취소되면서 모든 금액이 반환된 상태다.  

해당 글이 게재된 후 누리꾼은 찬반 양쪽으로 갈려 비난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쪽은 "혐오를 이용한 돈벌이의 예를 직접 보여줬다", "둘 다 중단된 프로젝트이니 저 사람이 벌어간 돈은 없지만 뭔가 놀아난 기분이다" 등의 부정적 반응을 보였고, 다른 한쪽은 "성비문제의 본질을 꿰뚫는 실험이었다고 생각함", "경이로운 발상에 감탄스럽다" 등의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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