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 올림픽 출전 불가’하게 된 ‘도핑’의 모든 것
'안현수, 올림픽 출전 불가’하게 된 ‘도핑’의 모든 것
  • 권보견 기자
  • 승인 2018.01.23 18: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권보견 기자] 러시아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 빅토르 안(33·안현수)이 도핑 논란에 휩싸이면서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이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과 스포츠 익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안현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확인한 개인 자격 참여 희망자 500명 가운데 도핑에 문제가 있어 제외된 111명 안에 포함됐다.

이대로라면 안현수는 ‘평생 올림픽 참가권 박탈’로 경력을 마무리하게 된다. 이에 러시아 빙상연맹 측은 “왜 이런 판정이 났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안현수의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금지 소식이 들리면서 도핑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러시아, 대규모 도핑 발각

최근 러시아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국가주도로 대규모 도핑을 한 사실이 발각돼 세계적으로 큰 파문이 일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러시아에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 금지 명령을 내리고 러시아 선수 중 도핑 조작과 연관된 20여 명의 기록과 성적을 삭제하고 메달 11개를 빼앗았다.

또한 국제올림픽위원회가 도핑 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 선수단에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개인 자격으로만 허용했기 때문에 러시아 선수들은 국가대표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 출전할 수 있다.

도핑, 끊이지 않는 논란

도핑(dopping)이란 체력을 최대한 발휘시키려는 목적으로 특정 약물을 복용하거나 주사하는 것을 뜻한다. 스포츠계에서는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신경안정제나 흥분제, 또는 호르몬과 같은 금지 약물을 복용하는 것은 공정성을 기본으로 하는 스포츠 정신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도핑을 금지하고 있다.

주의해야 할 것은 아파서 처방받은 약에 도핑 금지 약물이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지 약물 중 하나인 스테로이드의 경우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뛰어나 포함될 수 있다. 이 외에도 비염이나 코감기 치료에 흔히 활용하는 '슈도에페드린' 성분이나 '이뇨제' 성분도 금지된다.

운동선수는 흔히 척추나 관절을 다칠 수 있는데, 이들 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부신피질호르몬제도 ‘주사’나 ‘경구 복용’ 모두 금지돼 있다. 특히 이 성분은 관절염약뿐만 아니라 피부약에도 함유돼 있어 주의해야 한다.

도핑, “언제부터? 어떻게?”

도핑테스트는 1968년 그르노블 동계올림픽 대회부터 정식으로 도입됐다. 1960년 로마 하계올림픽에서 덴마크 사이클 선수인 커트 젠센이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흥부제인 암페타민을 복용했다가 경기 중 숨진 것이 계기다.

도핑테스트는 보통 경기 시작 12시간 전부터 경기 직후까지 진행된다. 검사 시간을 피해 도핑을 하는 선수들을 막기 위해 이 시간이 아니더라도 사전 예고 없이 추가로 도핑검사가 이뤄지기도 한다.

일반적인 도핑검사는 선수의 소변과 혈액을 분석해 금지약물을 검사한다.

대표적인 검사 방법으로는 ‘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기’를 이용하는 것이다. 크로마토그래피는 1906년 소련의 식물학자 미하일 츠베트가 식물 잎 안의 색소를 분리할 때 이용한 기술이다. 용매(어떠한 물질이 녹아있는 액체) 속 용질(액체에 녹아 있는 물질)이 이동하는 속도가 각각 다른 점을 활용해 각각의 용질을 분리한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 도핑 검사를 진행한다. 소변이나 혈액을 특정 용매에 녹여 금지약물이 녹아있는 층을 분리한 다음 그 안에 스며든 약물의 양을 분석해 도핑 여부를 검사한다.

혈액도핑은 자신이나 타인의 피에서 산소 운반에 도움을 주는 적혈구를 분리한 다음 경기 직전에 다시 수혈하는 것을 말하는데, 혈액 속의 적혈구와 헤모글로빈 등의 수를 분석해서 도핑 여부를 알아낸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적혈구나 헤모글로빈의 과다 수혈이 심장마비 등의 부작용을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해 혈액도핑을 금지하고 있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도핑컨트롤 센터가 전 세계 선수들의 도핑검사를 맡아서 진행한다. KIST는 세계반도핑기구(WADA)로부터 공인받은 국내 유일의 도핑 감시 센터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도핑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1999년 국제올림픽위원회 산하에 만들어진 기구다.

세계 각국 선수들의 도핑 논란

도핑테스트가 모든 올림픽 경기에서 정식으로 실시된 이후, 세계 각국 선수들의 도핑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에서 캐나다의 육상선수 벤 존슨이 100m 육상에서 9초79라는 신기록을 세웠으나, 근육의 힘을 강화하는 금지약물의 사용으로 금메달을 박탈당했다.

‘사이클 황제’로 불리던 미국의 랜스 암스트롱 또한 금지 약물 복용이 발각되어 1998년 이후의 모든 수상실적이 박탈당한 사례도 있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2015년 박태환 선수가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검출돼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획득한 메달을 박탈 당했다.

러시아, 개인 일탈에서 벗어나 국가 차원 도핑…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코앞에 다가왔다. 이번 올림픽을 둘러싸고 이목을 집중시키는 사건이 있었다. 동계 스포츠 강국인 러시아가 ‘국가적 차원의 조직적 도핑’을 저지른 대가로 대회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2017년 12월 5일 러시아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불허했다. 도핑으로 한 나라가 올림픽 출전 금지 처분을 당한 것은 올림픽 역사상 처음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의뢰로 러시아 도핑 혐의를 조사한 슈미드 위원회는 러시아가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과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반도핑 시스템을 조작하기 위해 조직적인 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러시아 선수는 평창올림픽에 개인 자격으로 참가할 수는 있지만, 러시아를 연상시키는 상징을 부착해서는 안 된다. 또한 1,500만 달러(약 162억원)의 벌금도 부과해야 한다.

도핑은 줄곧 올림픽의 화제였다. 한국에서도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의 도핑 양성 판정과 ‘2016 리우올림픽’ 출전 여부가 큰 논란이 된 바 있었다.

하지만 한국 박태환 선수의 도핑 사건과 러시아 도핑 사건은 다르게 해석된다. 가장 큰 차이는 선수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거대한 자원을 지닌 국가 조직이 앞장서 주도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점이다. 이는 스포츠 스타에게 집중되는 관심과 그로 인한 이익이 엄청나게 커진 현대 사회가 낳은 병폐로 해석된다.

금메달을 얻기 위한 욕망이 현대 기술과 결합하면 더 위험해질 수 있다. 대표적 예가 ‘유전자 도핑’이다. 유전자변형 기술은 이론적으로 인간의 특정 부분을 바꿀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이를 암 치료에 적용하면 놀라운 치료제가 나오겠지만, 도핑에 활용하면 ‘공정 경쟁’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진영수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위원장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도핑을 하려는 자와 찾으려는 자 사이의 군비 경쟁은 끝이 없을 것”이라며 “공정 경쟁에 대한 사회적 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올림픽은 ‘전쟁 문제’와 ‘인종 차별’ 등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 중 하나이며, 스포츠를 통해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는 목적 아래 개최됐다. 하지만 점차 상업화되면서 그 가치를 잃어 가고 있다. 다가오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건전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 “승리보다는 참가에 의의” “스포츠로 세계 평화를”과 같은 스포츠 정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