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북] 식물들의 생존 전쟁 『수상한 식물들』
[메트로북] 식물들의 생존 전쟁 『수상한 식물들』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7.12.2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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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식물이라고 하면 대부분 향기롭다, 아름답다, 징그럽다 등 단순한 특성들을 떠올린다. 신간 『수상한 식물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식물들이 겉모습과 맛, 향기만으로 설명하기 어렵고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독특한 특성이 있는 더 복잡한 존재라고 말한다.

비옥한 흙을 얻기 위해서, 햇볕을 더 많이 쬐기 위해서, 땅 속에 있는 영양분을 가능한 한 많이 얻어내기 위해서 식물들은 매일같이 처절하게 싸운다. 식물들의 전쟁은 사람의 눈으로 보기 힘들 만큼 아주 느리고 조용하게 이뤄지며 주의 깊게 살피지 않고서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수상한 식물들』에서는 ‘타이탄 아룸’, ‘라플레시아’, ‘데드 호스 아룸’ ‘앉은부채’와 ‘구린내 헬레보어’ 등 조금 생소한 식물들을 설명했다. 이들이 풍기는 고기 썩는 냄새와 방귀 냄새는 꽃가루를 옮겨줄 곤충을 유혹하기 위한 것, 즉 생식을 위한 것이다.

곤충이 아니라 동물을 유혹하기 위해 냄새를 풍기는 식물도 있다. 바로 ‘과일의 왕’ 두리안 열매다. 두리안 열매에서 나는 지독한 냄새를 좋아하는 돼지나 오랑우탄, 코끼리, 호랑이 같은 동물들이 열매를 먹고 배설하면 소화되지 않은 채 땅에 떨어진 씨앗에서 싹이 튼다.

곤충을 유혹하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아예 잡아먹는 식물들도 있다. 지구에는 곤충이나 작은 동물을 잡아먹는 육식식물이 무려 700종이나 된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육식식물인 ‘파리지옥’은 향긋한 꿀로 파리를 유혹한다. 달콤한 꿀을 찾아온 파리가 이파리 안쪽에 앉으면, 파리지옥은 머리카락처럼 가느다란 자극털을 재빨리 오므려 파리를 붙잡고는 영양소를 서서히 빨아들인다.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흉내를 내거나 죽은 척하는 식물들도 있다. ‘난초’는 거미나 벌 등 곤충의 암컷처럼 생긴 꽃으로 수컷 곤충을 유혹한다. 난초 꽃을 암컷으로 찾아와 짝짓기를 시도할 때 꽃가루를 뒤집어쓰게 된다. 사막 지역에서 자라는 ‘부활고사리’와 ‘선인장’은 건조할 때는 마치 죽은 것처럼 휴면 상태가 된다. 얼마 안 되는 물로 버티기 위해 에너지를 아끼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수상한 식물들』에서는 가시나 독 같은 다양한 무기로 자신을 방어하는 식물, 꿈틀꿈틀 움직이는 식물, 산불을 기회 삼아 씨앗을 퍼뜨리는 여러 가지 식물을 만나볼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 보기 힘든 존재의 특성을 탐구하는 재미를 느껴보는 게 어떨까.

 

■ 수상한 식물들
와일리 블레빈스 지음 | 김정은 옮김 | 다른 펴냄 | 176쪽 | 1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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