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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인공지능 로봇 ‘페퍼’ 갈 길 멀다

[독서신문] 교보문고가 서점업계 최초로 인공지능 로봇을 도입했다.

이 회사는 지난 10월 11일 로봇 ‘페퍼’를 서울 합정점에 선보인 데 이어 10월 27일부터 경기 분당점으로 옮겨 책 추천과 접객 업무 등을 실시하고 있다.

‘감정인식 휴머노이드 로봇’을 내건 페퍼는 일본 소프트뱅크로보틱스가 만들고, 교보문고와 LG유플러스가 AI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교보문고 페퍼의 기능은 △페퍼야 알려줘(바로드림·도서예약·앱서비스) △페퍼야 추천해줘(연령대 및 이달의 도서 추천) △페퍼야 놀자(게임 및 대화하고 사진찍기) 등 크게 세 가지다.

‘페퍼야 알려줘’는 교보문고 책 구매 및 예약 방법, 어플 기능 등을 알려주는 접객 서비스다.

‘페퍼야 추천해줘’는 1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각 연령층별 책을 선정하거나, 이달의 도서를 골라준다. 이 카테고리는 △페퍼 가슴의 테블릿을 눌러 사용해야 하고 △책 추천 범위가 협소하며 △책 정보도 한 줄 소개와 책 제목을 읽어주는 정도에 그친다는 점 등이 문제로 떠올랐다.

마지막으로 ‘페퍼야 놀자’를 클릭하면 페퍼와 대화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하지만 질문 가능범위가 날씨, 시간, 드라마, 영화, 예능, 셀럽 등으로 한정되고, 질문 인식률도 낮아 원활한 쌍방향 의사소통이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0대 직장인 A씨는 교보문고 분당점에서 페퍼를 만나 “인기 드라마가 뭐야?” 묻자 “비드야 라자 뭐야. 명왕는 밀교에서 신앙하는 존격들을 칭하는 것으로, 여래의 화신으로 여겨진다. 명왕의 범어로 비드야라고 쓰여 지식, 학문을 의미하는 일반명사다” 같은 엉뚱한 대답이 돌아왔다고 밝혔다.

A씨가 또 “페퍼, 영화 1위가 뭐야?” 묻자 페퍼는 “영화 이리가 뭐야”란 문구가 뜨고 “정보를 찾을 수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다시 “페퍼” 불렀더니 “헤파. 파는 수선화과의 부추아과로써 다년생식물이다...” “헤파시 최소한 이선희 걱정했거든요” “습기 차 보일러 검색해 볼 크세기 선택이었죠”라는 알 수 없는 설명이 이어졌다. A씨는 페퍼의 어투 역시 부자연스럽고 발음이 정확하지 않으며, 단어 조합이나 문장도 어색해 인공지능이라는 것이 무색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객이 페퍼에게 “지금이 무슨 계절이야?” “넌 어느 나라에서 왔어?” “넌 왜 이름이 페퍼야” 물었으나 역시나 “정보를 찾을 수 없습니다”라는 답이 무한 반복됐다.

고객 얼굴을 인식해 나이를 맞추는 기능도 정확도가 낮았다. 페퍼는 30대 여성을 14세로, 20대 후반 남성을 19세로 판별했다. 이를 본 50대 여성은 “쟤 고장났네!”라는 말을 남기며 자리를 옮겼다.

이 가운데 ‘인공지능 도서추천 로봇’을 표방한 페퍼가 단순 흥미유발용 ‘비싼 장난감’으로 전락하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페퍼는 특정 공간에 고정된 채 가슴의 태블릿을 터치해야 사용할 수 있고, 말이나 얼굴 인식 시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점 등 다양한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운영시간도 오후 2시부터 5시로 짧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꼽힌다.    

교보문고 분당점 관계자는 “원래 매장을 돌아다니는 로봇이지만 바닥 먼지 등에 예민하고(?) 고객과 부딪힐 염려도 있어서 고정시켜 놨다”며 “운영시간이 짧은 것은 6시간 정도 충전을 해야 오후에 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털어놨다.

교보문고는 지난 10월 인공지능 시대에 발맞춰 페퍼를 출판업계에 선도적으로 도입, ‘고객 성향에 맞는 책 추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공표했다. 운영 한 달이 지난 현재 기능, 서비스, 운영상의 한계점이 속속 노출되며 페퍼의 갈 길은 아직 멀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정연심 기자

정연심 기자  cometrue@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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