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닌 지금은 없다』 펴낸 글배우 작가 인터뷰
『아무것도 아닌 지금은 없다』 펴낸 글배우 작가 인터뷰
  • 정연심 기자
  • 승인 2017.09.09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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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글배우. 본명 김동혁. 1988년생. ‘약간의 허명을 얻고 작가가 되었다’고 고백한다. 마음이 힘들던 시절, 글을 썼다. 작정하고 쓴 게 아니라 내면에서 글이 나왔다. 미운 자신에게 건네던 글을 타인과 나누기 시작했다. ‘지금, 여기’를 살아서 행복하다는 남자, 글배우를 네 개의 해시태그로 만나본다.  

# 글배우

그는 지난 2014년부터 ‘글을 배웁니다’라는 필명으로 온라인에서 활동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팔로워들이 닉네임이 너무 길다고 해서 ‘글배우’라는 세 글자로 줄였다.

그는 태권도 관장이었던 아버지 밑에서 고등학교 때까지 태권도를 배웠다. 아버지는 둘째아들인 그가 뒤를 잇기를 바라셨다. 겁이 많던 그는 시합에 자주 졌고, 급기야 고2 때 허리디스크로 운동을 그만두게 된다.

‘여기서 끝이 아닌데… 더 보여줘야 하는데….’ 그는 다른 것으로라도 부모님의 기대를 채우고 싶어 20세부터 25세까지 6년 동안 의류사업을 했다. 사업에 적자가 나면 아르바이트를 해서 메꿔가며 의욕을 불태웠지만, 그는 과로로 쓰러졌고 병원에서 큰 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 “그래… 그래도 잘했다…” 

“마음에 상처를 입고 2년 동안 사람을 만나지 않았습니다. 아무 것도 꿈꾸지 않았어요. 마음을 닫고 스스로를 미워하며 보낸 세월이었죠.”

‘너는 실패했어. 이것밖에 안 돼’ 자책하던 그는 2015년 28세에 늦깎이 대학생으로 학업에 복귀했다. 편의점 야간 알바를 하던 중 TV에선가, 책에선가 이 한 문장을 만났다. “그래… 그래도 잘했다….” 간절히 갈망하던 말, 한번쯤, 꼭 한번쯤은 듣고 싶던 말을 듣게 된 그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그래, 나 진짜 잘했는데… 잘 살아왔는데…. 남들이 다 뭐라고 해도 너는 나한테 그러면 안 되잖아. 친구들 PC방 갈 때 너는 일을 했고, 돈을 아끼기 위해 대학병원에서 웅크리고 자기까지 했지. 너만은 그걸 알잖아. 나 이만하면 진짜 열심히 살았어. 그래… 그래도 잘했어.’

글배우는 이때부터 자신의 마음을 진솔하게 담은 짤막한 글을 써서 SNS에 올리기 시작했다. 그 중 어떤 글은 종이에 써서 담벼락이나 전봇대에 붙였다. 그가 자신의 글에서 스스로 위로 받았듯, 남들도 그럴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에서였다. 

대중들은 이를 스마트폰으로 찍어 SNS로 공유했고 ‘좋아요’ 피드백이 늘어갔으며, 팔로워가 50만 명으로 확대됐다.

# 소통

그는 글을 넘어 사람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우선 대학생이던 2015년과 2016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약 한달 동안 ‘불빛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처음에는 평소 SNS로 고민을 상담해오던 독자 8명과 만날 방법을 모색하다 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는 설명.

그의 인기에 힘입어 2000명이 넘는 사람이 몰렸고, 참가자들은 글배우와 1:1로 고민을 상담하고 그가 써주는 손 글씨를 받아갔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고민을 나누는 일과 경청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했다고 말했다.

“서로 교감을 하는 동안 제 스스로에게, 타인에게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경험했어요. 상황은 괜찮지 않은데 마음이 괜찮아지더라고요. 나만 힘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많은 분들이 저를 찾아오셨지만, 답은 이미 다 알고 계셨어요. 저는 고민을 해결하는 의사나 상담사가 아니니, 그저 들어주는 역할만 했죠.”

2016년에는 ‘새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는 사연을 보낸 이들 가운데 500여명을 추렸고, 그들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맞게 찾아가 고민을 들어줬다. 사람들은 덥수룩한 머리에 허름한 옷을 입고 나타난 그에게 마음을 열었다.

그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키보드를 누르는 대신 두 발로 뛴 것은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함이었다. “힘들었죠. 고생하셨어요.” 상대방의 말을 그저 온전히 들어주고, 작은 위로를 건넸을 뿐인데 많은 이들이 변화를 보였다.

그는 자신이 만난 4000여명의 고민 속에서 패턴을 발견하고, 걱정을 덜 실질적인 방법을 찾아냈다. 그 결과가 지난 8월 1일 신간 『아무것도 아닌 지금은 없다』로 나왔다.

독자들은 그의 글을 보고 ‘마음의 온도가 느껴진다’ ‘불안하고 걱정이 많았는데 답을 찾았다’ ‘한 문장 한 문장 마음에 훅 들어온다’ ‘글배우 작가님이 상처 난 제 맘에 포스트잇을 붙여주네요’ ‘책을 읽다 보면 작가님을 만나 대화를 나눈 듯한 기분이에요’ ‘별 말 아닌데 고생했다는 그 말에 울컥했다. 오랜만에 마음에 확 꽂히는 책이다.’(알라딘 100자평) 등 다양한 평가를 남기고 있다.  

# 『아무것도 아닌 지금은 없다』

“아무 것도 아닌 지금은 없어요. 현재의 고민과 노력이 담긴 시간들은 반드시 당신의 손을 들어줄 거예요. 수많은 고민과 시련을 버텨낸 당신에게는 감동이 있어요. 살아가는 모든 날, 아무 것도 아닌 지금은 없습니다.”

그는 사람은 과정이며, 모든 과정은 소중하다고 강조한다. 신간 출간을 기념한 강연과 사인회 등으로 한창 바쁘지만 이 또한 과정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다시 기본기를 다지기 위해 숨을 고르고 있다.

“글을 제대로 배울 겁니다. 제 글과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 심리학, 정신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부를 할 계획입니다. 책도 많이 읽으려하고요. 제가 좋아하는 일을 오랫동안, 꾸준히, 진심을 담아 하고 싶기 때문이죠.”

글배우는 이 책에서 말뿐인 위로가 아니라, 고민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실질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데 주력했다.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 ‘걱정과 고민은 다르다’ ‘부정적인 생각을 무시하는 연습’ 등에서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좌절하고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용기를 내고, 그 힘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고 하루를 잘 견뎌내길 바란다는 설명.

“하루가 모이고 모이면 나중에 돌아봤을 땐 근사한 인생이 되어 있을 거에요. 그러니 오늘이, 지금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하루하루 멋진 인생을 만들어가는 나를 굳게 믿고 응원해줬으면 좋겠습니다.” / 정연심 기자, 사진=이태구 기자  

『아무것도 아닌 지금은 없다』
글배우 지음 | 쌤앤파커스 펴냄 | 240쪽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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