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태가 진짜다] 뒷면도 ‘표지’다 간결하게 임팩트있게
[뒤태가 진짜다] 뒷면도 ‘표지’다 간결하게 임팩트있게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7.04.10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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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과 바코드도 뒤표지의 일부, 여백의 미 강조한 책 뒤표지도
『공터에서』(왼쪽),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뒤표지

[리더스뉴스/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내가 분명히 말해 두겠네. ‘이 책은 아주, 아주, 아주 결정하기가 어려울 거야’ 번역하면 이런 뜻이다. ‘커버 시안을 100개쯤 만들어 제출해 보라고. 하지만 선택은 막판의 막판이 되어서야 하게 될 거야” 이처럼 책 한 권이 탄생할 때면 저자, 편집자, 디자이너, 아트 디렉터, 일러스트레이터들이 한 데 모여 책의 표지를 결정한다. 그만큼 책 표지가 주는 첫인상은 강렬하기 때문이다.

반면, 책의 뒤표지는 100개까지 만들지 않더라도 쉽게 결정이 난다. 책의 뒤표지 유형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책 속 내용 발췌하기 △추천사 싣기 △책 간략하게 소개하기 △여러 구성 적절하게 조합하기 등이다. 책의 성격에 따라 어떤 유형을 활용할 것인지는 편집자와 디자이너가 회의를 거쳐 선택한다.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부분은 앞표지와 뒤표지가 일관성을 갖고 이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좌충우돌 펭귄의 북 디자인 이야기』 뒤표지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해 특유의 색채감으로 실험적이면서도 함축적인 디자인을 선보여온 석윤이 미메시스 디자인팀장은 평소 뒤표지를 작업할 때 어떤 생각으로 임할까. “뒤표지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책에 대한 정보나 설명으로 꽉 차는 것을 싫어하죠. 들어가야 할 텍스트나 내용이 있다면 최대한 임팩트 있게, 간결하게 넣으려고 해요. 또, 책에 꼭 들어가야 하는 카피, 바코드, 가격 정보들은 최대한 디자인적인 요소로 생각하고 어떻게든 활용하려고 해요. 그리고 표지 전체를 펼쳤을 때 양날개, 앞표지, 책등, 뒤표지가 연장선에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석윤이 팀장은 2012년 10월, 북디자인 프로젝트를 둘러싼 디자이너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은 『좌충우돌 펭귄의 북 디자인 이야기』를 디자인했다. 이때는 본문 디자인부터 텍스트를 재미있게 활용했다. 폰트 크기나 굵기, 컬러를 다양하게 활용해 읽는 재미를 줬고, 표지도 이의 연장선으로 생각해 본문의 디자인을 밖으로 빼내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뒤표지에서 추천하는 페이지를 따라가 보면 흥미로운 부분이 나오겠다는 느낌도 든다. 

『이연주 시전집』 뒤표지

여백의 미를 강조하는 책 뒤표지도 있다. 출판사 최측의농간이 지난해 11월에 출간한 『이연주 시전집』은 책 전체가 검은색으로 앞표지에는 제목과 저자의 출생·사망연도, 그리고 출판사명만이 적혀있다. 뒤표지에서는 바코드와 가격밖에 찾을 수 없다. 어떤 의도가 담겼을까. 이에 대해 신동혁 대표는 “이연주 시인의 시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뒤표지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았다. 가령 내용을 발췌하거나 추천사를 인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책의 내용과 작가의 정서를 최대한 반영한 경우일 때만 활용하고 있다. 명망 있는 분들의 추천사를 인용하면 광고효과가 있는 것도 무시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책을 사기 전, 멀리서 책의 디자인을 보고 끌리면 다가간다. 제목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디자인이다. 앞표지가 마음에 들었다면, 자연스레 뒤표지를 보고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예상해 본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책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를 뒤표지에 간략하게나마 소개해 독자들을 사로잡아야 한다. 추천사를 통해 작가가 누구인지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당부하고 싶다. 뒤표지 디자인에 그 책만의 독특한 색깔이 담겨 있다면, 내용이 없더라도 구매 욕구는 높아질 것이라고. 

* 이 기사는 격주간 독서신문 1621호 (2017년 4월 10일자)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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