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뉴스/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워싱턴포스트 선정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어린이 베스트셀러 「윔피 키드」 시리즈의 저자 제프 키니가 13일 한국을 찾았다. 『윔피 키드 11: 무모한 도전 일기』 출간 기념 아시아 투어의 최종 도착지로 한국을 선정한 것.
제프 키니는 13일과 14일 이틀에 걸쳐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함에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 독자들을 만날 생각에 들뜬 모습이었다. 이에 화답하듯 한국의 제프 키니 팬들은 오전 9시부터 교보문고 광화문점 앞에 줄을 서 오후 5시 30분부터 진행될 그의 팬사인회를 기다렸다.
정동 산 다미아노 카페에서 13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진행된 기자간담회도 한 시간가량 열띤 질문이 오가며 진행됐다. 제프 키니는 「윔피 키드」 시리즈가 전 세계 48개국에서 1억8000만부가 팔릴 만큼 인기를 얻은 비결이 무엇일 것 같냐는 질문에 “세 가지 요소가 있다. 먼저, 텍스트가 만화가 섞여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포맷이 독창적이다. 그리고 읽다 보면 우스꽝스럽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진정성 있게 책을 쓰려 노력한다는 점이 독자들에게 전해진 것 같다”고 답했다.
「윔피 키드」는 소심한 중학생 그레그의 일기 형식으로 쓰여진 아동용 소설이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글로 써내려가고 주요한 장면만 만화로 표현해 책에 더 몰입할 수 있다. 또한, 소심한 사춘기 소년의 학교생활과 친구, 가족 관계 등 일상적인 에피소드들이 일기 형식으로 기록돼 주인공 그레그에게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한편, 주인공 그레그는 단점이 많은 캐릭터이기도 하다. 자칫 아이들이 그레그를 롤모델로 정하면 어떡하냐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책을 읽어본 부모들의 반응은 다르다. 제프 키니도 “아이들은 잘못된 행동을 판단할 줄 안다. 그레그가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한다고 해서 따라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레그를 보며 올바른 행동을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영웅 캐릭터를 그리는 것보다 부족한 면이 있는 아이를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시리즈는 2007년 『윔피 키드 1: 학교생활 일기』가 출간된 이후 내년이면 10주년을 맞는다. 이야기 소재가 사라질 만도 하지만, 제프 키니는 걱정하지 않는다. “만화 스누피는 50년 넘게 연재됐다. 나는 이제 10년을 바라보고 있다. 앞으로 20년은 더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기대에 부풀어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만화를 통해 세상을 볼 수 있다고 강조하며 “역사, 문화, 지리, 심리학, 정치 등 만화책은 언제든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만화책을 소개해준 덕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한국은 경쟁이 심한 사회라고 들었다. 아이들도 바쁜 스케줄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낸다. 오히려 아이들에게 많은 책을 소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관심사에 맞춰서 책을 추천해주면 자연스레 흥미도 생기고 여유를 가질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