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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태경 시흥시의원 “절실하게 문화예술 도시 시흥을 꿈꾼다”

[리더스뉴스/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김태경 시흥시의원은 절실하다. 누구보다 절실하게 시흥의 문화예술 융성을 위해 조례를 만들고, 예산을 확보하며, 정책을 펼쳐나가고 있다. 일부에서는 문화예술 산업을 보며 ‘배부른 소리’라 비웃기도 하지만, 그는 삶의 근본에 문화가 살아 숨 쉬어야 한다며 30년간 함께한 시흥시의 발전을 위해 뒷바라지하고 있다.

김 의원은 시흥시가 최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문화바라지 프로젝트’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떻게 하면 문화적인 뒷바라지를 해줄 수 있을지 고민하며, 단순하게 공연과 전시를 한 번 더 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체계적인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 4일 김태경 시의원과 시흥시 장현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 시흥시 국악협회장, 예총회장을 역임해 문화예술에 대한 조예가 남다를 것 같다

전공이 국악이기도 하고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남들보다 ‘절실하다’고 표현하고 싶다. 제도권 안에 들어와 시의원을 하고자 결심한 것도 시흥시의 문화발전을 위해서였다. 시흥은 89년도 시 승격 이후 많이 성장했지만 아직 문화예술 쪽에서는 배가 고프다. 시의원 되기 전에는 더욱 열악했다. 하지만, 먹고 사는 문제를 넘어 인간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근본에 문화가 살아 숨 쉬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인간이 정서적으로 메마르고, 국가가 황폐해지고, 삶이 피폐해진다. 그 절박함으로 문화예술을 이끌어내야 한다.

- 진정한 문화예술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나

진짜 문화예술은 무대에 한 번 서고 공연 한 번 하는 개념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진정한 문화예술 정책을 펼치지 못했다. 도레미파 음계 배우는 건 서양 음악이다. 우리나라 것은 ‘중임무황태’ 5음계다. 우리 조상들이 물려준 우리의 악기와 음계를 현장에서 가르쳐야 한다. 반만년 민족의 우수성을 강조하려면 우리의 문화예술을 살려야 한다. 북, 꽹과리와 장구를 데모할 때나 쓰는 악기로 보면 일제시대 보다도 더욱 문화를 말살시키는 결과밖에 나오지 않는다. 문화(文化). 글월문 자에 될화 자. 글이 되는 소리라는 뜻이다. 글로 보존하고 남길 수 있는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

- 그럼 ‘시흥 문화바라지’는 진정한 문화예술 프로젝트인가

올해가 ‘문화바라지’ 시행 원년이라 만족스럽지 않다. 다만 시흥이 문화예술의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정책과 틀을 만들어가고 있다. 김윤식 시장이 문화 정책을 펼쳐줘서 고마운 마음이다. 시흥은 삼국시대 이전서부터 문화적, 역사적인 스토리텔링이 많기 때문에 이것을 글로, 문화로 만들어서 물려주고 싶다.

- 시흥에 어떤 역사가 있나. 시흥군 시절도 있었는데

시흥시 인근의 도시까지 모두 시흥군에 포함됐었다. 문화도시로 널리 알려진 부천시의 일부까지도. 시흥시가 가지고 있는 것만 발전시켜도 큰 장점이다. 그 일환 중 하나가 인선왕후 탄생 398주년 기념 창작음악극 ‘인선왕후’다. 늠내국악예술단이 가(歌), 무(舞), 악(樂)을 결합해 만든 예술 작품인데 시흥 장곡동 안골마을에서 태어난 인선왕후를 기리는 작품이다. 명나라에서 전당홍이라는 품종의 연꽃을 들여와 심은 강희맹 선생도 시흥 출신이다. 이 외에 선사 유적지, 신석기 유물도 시흥시가 기억해야 할 문화유산이다.

- 문화예술 사업에 예산은 어떻게 배정되고 있나

사실, 예전 김대중 정부 때 청와대 전국 문화예술축제 담당자가 시흥에서 공청회를 갖고, 딱 두 마디 했다. ‘수도권에서 이렇게 문화예술 분야에 예산의 0.01%도 쓰지 않는 도시는 처음 봤다. 이대로 가면 문화 말살된다’고. 그 때에 비하면 예산은 많이 늘어났다. 작년부터 관련 조례를 만들면서 시에서 보는 눈도 달라졌다. 문화예술 도시가 되려면 예산이 수반돼야 하는 게 사실인 만큼 더욱 힘쓸 예정이다. 다만 행사성에 그치지 않고, 질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제대로 된 예산을 적재적소에 쓰는 시스템을 만들 예정이다.

- 중장기 계획인 만큼, 재출마 의도도 있을 것 같은데

임기는 내후년 상반기까지다. 그 안에 제대로 된 틀을 만들어야 한다. 그 후에는 제도권 밖에 있더라도 시를 위해서 무언가 할 생각이다. 시흥의 문화 도시화를 위해 이바지하겠다는 목적은 변함없다. 어떤 일을 하느냐가 중요하지 않고,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

- 다른 도시나 나라에서 벤치마킹할 부분은 없는지

어디든지 가서 좋은 것 배워야 하는 건 사실이다. 어떤 사람은 부천시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하는데, 잘 생각해보면 부천의 고유한 문화보다는 애니메이션, 영화 등 들여온 것들이 많다. 문화융성을 위해 들여왔다는 느낌이다. 함평이 나비축제를 택한 것도 가슴에는 와 닿지 않는다. 다만, 유럽에서 느낀 점이 있다. 유럽이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그리스 문화서부터 쭉 이어져 나오는 문화를 아직까지도 소중히 가꾸고 있다. 한 번은 노르웨이인가 핀란드에서 예쁜 다리 하나를 봤다. 그리 긴 세월이 아닌 150년 된 다리였는데, 다리 하나를 만들어도 자신들의 문화를 반영하고 승화했다는 점에서 감탄했다. 반면 아시아는 문화를 가꾸고 개척하기보다 만들어 나간다는 느낌이다. 시공하는 업자들마저 돈이 남는지 안 남는지를 먼저 계산한다. 예술의 혼을 심어야 하는 게 아닌가.

- 우리나라 고유문화만이 문화융성에 도움이 된다는 뜻인가

그건 아니다. 가끔 아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렇지만 대한민국이 수립된 이후에 문화예술 정책을 제대로 쓰지 못한 선조들이 안타깝다. 국가 기강을 잡으려면 정책적으로도 많은 신경을 썼어야 했다. 아프리카 민속공연을 보는데, 빈 통나무를 텅텅 두드리며 정말 소중히 여기더라. 그 사람들에게는 고유자산, 민속놀이인 거다. ‘국악’을 한다고 하면 희한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우리나라 문화와 대조되는 부분이다. 뿌리를 잘 가꿔야 한다는 게 내 뜻이다.

-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시흥시민들이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그 행복의 출발이 문화예술이었으면 좋겠다. 금전, 물질을 만들어내는 재주는 없지만 이렇게 안내할 수는 있다. ‘마음이 힘들고 답답하면 공연도 한 번 보고, 전시도 구경하고, 악기를 직접 연주해 보시라’고. 해보면 된다. 실제로 그림 그리고, 악기 배우고, 카메라 들고 다니고, 시도 쓰며 행복하게 살고 있는 이들이 많다. 우리 시민들이 진짜 행복하게, 생활 속에 행복이라는 삶의 가치를 가졌으면 좋겠다. 지역의 일꾼이든 아니든, 앞으로도 함께 하겠다.

이정윤 기자  jylee9395@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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