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세계 2위 GMO 수입국…‘지구와 인간의 공존’ 위한 관심 필요
한국은 세계 2위 GMO 수입국…‘지구와 인간의 공존’ 위한 관심 필요
  • 엄정권 기자
  • 승인 2016.10.3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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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뉴스/독서신문 엄정권 기자] 1996년 상업화된 이후 20년째,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찬반논쟁의 중심에 서 있는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유전자조작원료). 최근 국정감사에서 국내 유통·식품 업체가 GMO 함유 가공식품을 대량 수입해온 사실이 공개되고, 관련법이 개정되며 우리나라에서도 GMO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우리나라는 GMO 수입 대국이다. 2014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GMO 수입량은 1082만 톤으로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이며, 식용 GMO만 따졌을 경우 세계 1위로 추산된다.

GMO 식품의 위해성에 관한 문제는 관련 연구 결과와 함께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미국 식품의약국은 GMO 식품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견해를 내 놓는 등 반론 역시 활발히 제기되며 두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 논란의 중심에 선 GMO: ①소비자 알 권리 침해하는 GMO 표시 현행법

하지만 문제는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선택하지 않을 권리’에 대한 침해에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식품위생법상 “유전자변형기술로 재배 및 육성된 농산물 등을 ‘주재료’로 제조 및 가공한 식품”에 GMO 함유 여부를 표시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주재료’는 식품 내 함량 비중이 5순위 이내인 재료를 의미, GMO가 해당 가공식품 내 함량 5순위 안에 들지 않을 경우 표시 의무가 없다. 결국 우리의 밥상에 올려지는 음식에 GMO가 들어가 있는지를 확인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여러 시민단체는 ‘GMO 완전표시제’ 시행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나서며, 나와 내 가족이 먹는 식품이 유전자 조작제품인지를 알 권리, 그리고 그것을 선택적으로 먹지 않을 권리의 보장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내년 2월 시행 예정인 개정법은 ‘주재료’와 ‘부재료’를 가리지 않고 GMO 표시를 하게 했으나, 일부 식품을 표시 대상에서 제외하는 규정이 추가돼 논란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 논란의 중심에 선 GMO: ②건강한 땅의 체계 무너뜨리는 GMO 씨앗

또 하나의 거대한 문제는 환경이다. GMO 씨앗은 해충으로부터 작물을 보호하고 흉작을 일으키는 기후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으로 개발되었다. 하지만 최근에 이루어진 다수의 연구는 GMO씨앗이 주변의 토양에 심각한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토양은 비가 오면 가뭄을 대비해 빗물을 머금고 있어야 하지만 GMO로 인해 오염된 토양은 비가 와도 수분을 간직하지 못한다는 것. 뿐만 아니라, 특정한 형질을 나타내기 위해서 삽입한 GMO 유전자가 인근에 재배되는 다른 작물들이나 종에 전이되거나, 멸종위기 곤충 등 다른 생물종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 풍부한 생물자원을 보유한 국가들은 GMO의 잠재적 위험성에 주목해 철저한 검증 절차를 주장하는 반면, 곡물을 수출하는 국가들은 GMO가 인류의 식량 부족을 해결할 대안이라며 맞서는 등 GMO작물이 환경에 초래하는 영향에 대한 문제는 앞으로도 국가 간 팽팽한 대립의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지구와 인간의 공존을 위한 가치 있는 투쟁 ‘Non-GMO’

북미에서는 GMO에 반대하는 ‘Non-GMO 캠페인’의 일환으로 매년 10월을 ‘Non-GMO의 달’로 지정, 이를 기해 사회적 활동을 펼치는 많은 기업들이 GMO표시 의무화와 ‘Non-GMO’를 선택할 권리의 보장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158년 전통 미국 유기농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닥터 브로너스’는 GMO표시 의무화를 주장하는 대표적 기업이다. 닥터 브로너스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것을 기업의 중요한 사회적 책임으로 여기며 GMO 식품 표시 의무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례로 2013년에는 GMO 표시제를 촉구하는 워싱턴 주민발의 ‘522(판매되는 음식과 곡물에 ‘유전자가 가공됐다’는 표시 의무화)’ 법안에 대한 지지의 뜻을 나타내고 이를 지원하고자 9백 만 달러(한화 약 103억만 원)라는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면서 미국 전역에 유통되고 있는 자사 유기농 멀티 클렌저 ‘퓨어 캐스틸 솝’ 전 제품을 회수해 ‘GMO 표시제’ 찬성 투표를 권고하는 메시지를 담은 라벨로 교체한 바 있다.

닥터 브로너스는 “GMO 제품 생산의 본격화는 화학 성분의 사용은 물론 지속 가능하지 않은 생산 방식의 재등장을 의미하며, 우리는 이렇게 제조된 식품에 남아 있는 잔여물이 인간과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인가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법적인 차원에서 ‘GMO 완전표시제’의 올바르고 명확한 시행이 뒷받침돼야 하겠지만, 우리 역시 생활 속에서 GMO에 대한 관심과 감시를 꾸준히 실천해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다.

북미 제일의 유기농 자연식품을 취급하는 ‘홀푸드마켓(Whole Food Market)’ 또한 지난 2010년 대대적으로 ‘Non-GMO 프로젝트’ 진행을 선포, 2018년까지 미국과 캐나다에 판매하는 모든 식품에 GMO 성분 표시를 하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행보에 대해 홀푸드마켓은 “GMO가 함유되지 않은 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Non-GMO’에 대한 사람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행동이 만들어낸 결과다.

우리나라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서울 성북구는 지난 2010년 ‘Non-GMO’를 선언하고 친환경 무상급식을 실시 중이다. 성북구 내 학교들은 유기농 쌀과 김치, 무항생제 고기 등 식재료를 공동구매하고, 일부 학교는 GMO 콩이 들어있지 않은 전통장 등을 따로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역시 누군가의 작은 외침에서 비롯되었을 터. 우리의 스스로의 권리를 지키고, 나아가 지구와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GMO 수입 대국인 우리나라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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