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민제의 '닭으로 본 인문학' _ (28) 성공하는 경영인, 실패하는 경영인
백민제의 '닭으로 본 인문학' _ (28) 성공하는 경영인, 실패하는 경영인
  • 이보미 기자
  • 승인 2015.04.06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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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민제 칼럼니스트
"저의 배포는 현실적입니다. 빚을 내 기업을 키우지는 않습니다." 며칠 전 만난 기업인의 말이다. 전 세계 욕실 브랜드화를 선언한 (주)인터바스 박현순 대표다. 26세에 창업한 그는 19년 동안 단 한 번의 실패도 겪지 않은 행운아다.

1인 기업으로 시작해 서울에 7층 사옥을 마련했고, 경기 김포와 충북 음성에 물류센터를 갖고 있다. '화장실을 화장시킨 남자'인 그는 세계인의 화장실을 바꾸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 인터바스 전시장 180여 개를 선보였다. 화장실 공간을 깨끗함과 힐링의 개념으로 바꾸고 있는 그는 대한민국 녹색경영 대상, 대통령 표창, 환경부장관상 등을 줄줄이 받았다. 박현순 대표의 사업은 매 해 성장하고 흑자를 낸다.

이는 일을 즐기는 스타일과 시대의 운이 함께 한 결과다. 이와 함께 경영철학이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박현순 대표는 '그릇'을 말한다. 사람에게는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릇이라는 것이다. 그릇을 알고, 그에 맞게 행동하면 성공확률이 높아짐을 말한다. 그는 단적으로 설명한다.

"저는 빚을 내는 사업 배포가 없습니다. 저는 대박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질 그릇은 안 됩니다. 절대로 무리하지 않고, 성실하게 기업을 일구는 게 저에게 맡습니다. 이 그릇에 순응해야 직원과 가족을 고생시키지 않습니다."

사업가 스타일을 독수리와 닭으로 나눌 수 있다. 수천, 수만 사원을 거느린 대기업을 독수리라고 할 수 있다. 서너 명의 작은 사무실을 운영하거나 수십, 수백 명의 직원이 종사하는 기업주를 닭으로 비교할 수 있다. 이는 외형상의 분류다. 경영철학으로도 독수리와 닭으로 나눌 수 있다. 적은 직원이든, 많은 직원이든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하는 능력가가 독수리 경영인이다.

가령 직원 30명의 소기업 대표는 120명에서 150명의 생계를 책임진 셈이다. 한 직장인이 가족 3명을 부양한다고 가정할 때다. 만약 기업주가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회사가 어려워지면 100명 넘는 사람이 길거리에 나앉을 수도 있다. 큰 뜻의 독수리도 못 되고, 알찬 내실의 닭도 못 되고, 폐기되는 새의 알에 불과하게 된다.

이에 비해 직원 50명을 거느린 경영인이 내실 있게 회사를 운영하면 어떨까. 직원과 그의 가족 150~200명이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 모두가 비전을 세우고, 사회를 긍정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 직원에게는 즐거움을, 직원 가족에게는 꿈을, 사회에는 긍정의 분위기를 확산시키게 된다. 그야말로 독수리 기업인이다.

 
정부는 중소기업인, 1인 창업인에게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그러나 현실은 대기업 상당수는 흑자지만 많은 중소기업과 1인 창업자는 고전을 면치 못한다. 이를 타개하는 방법을 박현순 대표에게서 찾고 싶다. 그는 사업 확장을 위해 빚을 내지 않았다. 사업을 할 돈이 없으면 직장생활을 먼저 하라는 입장이다. 몇 년 뒤 돈의 액수에 맞게 사업을 할 것을 권유한다.

좋은 아이템이 있다고, 돈을 끌어들이는 것에 대해 손을 내젓는다. 아무리 좋은 사업이라도 내 돈으로 감당할 정도만 할 것을 주장한다. 박현순 대표는 19년 동안 그렇게 살았다. 그는 알찬 기업에서 대기업으로 발돋움할 여러 차례 기회도 애써 눈을 감았다. 차입 경영을 하지 않겠다는 지론 때문이다.

필자는 화장실에 갈 때마다 그를 생각한다. 칙칙한 곳을 오래 머물고 싶은 휴식의 공간으로 만든 능력을 높이 산다. 특히 이 과정에서 돈을 번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 또 따라 배우고 싶다. 그를 생각하면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그중에서도 여운이 오래가는 것은 '절대 남의 돈으로 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경영철학이다. 박현순 대표의 생각이야말로 1인 기업, 작은 기업이 성공하는 지름길일 것이다. 그는 병아리와 닭을 거쳐 독수리에 이른 경영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 글쓴이 백민제는?
맛 칼럼니스트다.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10년의 직장생활을 한 뒤 10여 년 동안 음식 맛을 연구했다. 특히 건강과 맛을 고려한 닭고기 미식 탐험을 했다. 앞으로 10여년은 닭 칼럼니스트로 살 생각이다. 그의 대표적 아이디어는 무항생제 닭을 참나무 숯으로 굽는 '수뿌레 닭갈비'다. www.supu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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