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김기현 객원문화기자] 연극으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작품 중 하나는 아마 셰익스피어의 작품일 것이다. 셰익스피어 450주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대학로에서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통해 셰익스피어를 만날 수 있다. 셰익스피어의 향기를 서울의 중심에서 만날 수 있는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여타의 연극과는 다르게 ‘관객 참여형’ 연극이다. 관객들은 단순히 관람만 하는 것이 아닌 일종의 ‘스펙액터’로 극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스펙액터'는 관객이 무대에서 연기도 하고 극의 전개에 참여하는 등 무대 위에서 배우들과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관객은 의자에 앉아 배우들의 연기만을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참여하면서 보다 재미를 느끼는 것을 넘어 재미를 창출할 수도 있다. 이는 연극 시작부터 전개된다. 기존의 많은 연극과는 다르게 연극 시작부터 관객들은 배우와 사진 촬영을 하는 등 관객과 배우 간의 교감이 활발히 이루어진다. 관객과의 교감은 곧 관객이 스펙액터로서 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한다.
극은 '극 중 극' 형식을 보인다. 연극 속에서 연극을 선보이는 것이다. 연극 속 극단의 배우 역할을 하는 배우들은 연극을 올리기 위해 치열한 토론을 한다. 연극 연출에 대한 방향을 토론하는 과정에서 배우들은 관객들을 직접 연극에 참여시키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앞서 설명하였듯이 관객들은 연극 속의 연극에서 직접 배우로 연극에 참여한다.
'캐더린'과 '비앙카'라는 두 여자는 ‘뱁티스터’라는 부유한 이의 딸이다. 뱁티스터의 첫째 딸 캐더린은 거칠고 포악한 반면, 둘째 딸 비앙카는 아름답고 정숙한, 흔히 말하는 교양 있는 숙녀이다. '루첸티오'는 이런 비앙카의 모습에 반해 비앙카와 결혼하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포악한 언니 캐더린의 방해가 예상돼 루첸티오는 캐더린부터 결혼시키기로 생각하고 계획을 세운다. '페트루치오'는 이러한 계획에 말려들게 되고, 페트루치오는 캐더린을 길들여 결혼하고자 한다.
연극은 재밌다. 스토리도 재밌지만, 한 번쯤 무대에 서보고자 했던 이들에게는 더욱 재밌는 연극이다. '관객 참여형' 연극이라는 장르적 특성과 ‘극 중 극’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연극은 무대를 바라보기만 했던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눈으로 보는 공연이 아닌, 몸으로 보는 공연,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이다. 연극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대학로 '소극장 다르게 놀자'에서 오픈런으로 공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