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에서 외 - 민영숙
옥상에서 내 꿈 키우는 작은 꽃밭 아침은
탱글 붉은 달콤한 방울토마토
작은 나무 사이로 반짝이는 보랏빛 가지
아삭이 고추 으스대면
피망도 질세라 불룩한 가슴 쑥 내민다.
입 안 가득 고여 오는 달콤한 내음
비구름 쉬어가니 촉촉한 꽃
주황색 한련화 만개하고
잡초도 손질하는 텃밭.
나리꽃 높게 뻗은 꽃 봉우리 피기만 기다리는데
나의 창문 두드리는 아차산 시원한 바람.
봄 비
꽃잎 띄워 차 향기로 엮는 빛나는 날
촉촉이 젖어드는 봄비 만나면
무거운 어깨 땅에 소롯이 내려놓고
넓은 텃밭에 꽃씨 뿌리는 아침 열어
지난날의 깃발 바람에 얹어 저 하늘로 손 젖는다.
가슴가득 개나리 꽃잎 산모퉁이로 쏟아질 때
달콤한 봄 삼키는 들판으로 첨벙대는 물소리
봄은
푸른 잎 쓰다듬는 포근한 첫 바람결
호미잡은 아낙의 바구니 가득 봄 담기고
찬란한 소리 깨어나는 들녘이구나
꽃 어느새 빛 고운 옷 살며시 벗어
푸르르는 정원에 깊숙이 뿌리박는다
머쟎아 울창한 숲 푹신한 깃 내리고
빛나는 해탈 꿈꾸는 이 누군가
새벽 이슬로 마른 목 촉촉이 축여
새 아침 맞으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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