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방재홍 발행인] 캐나다의 공연 기업 ‘태양의 서커스’는 지난 2010년 마이클 잭슨 재단과 손잡고 ‘이모털(Immortal)’이란 공연을 만들었다. 2009년 6월 세상을 떠난 ‘팝의 황제’ 잭슨이 남긴 음악과 영상, 춤을 소재로 첨단 영상 기술과 와이파이(WiFi) 신호로 조정되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연출, 곡예사들의 아크로바틱 등을 결합했다.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쇼였다.
이 쇼는 27개국 141개 도시를 돌며 350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역사상 가장 흥행한 공연 9위에 올랐다. 지난해까지 누적 수익은 3억2,5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서커스, 미술, 무용 등과 창조적으로 결합시킨 ‘융복합 콘텐츠’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 2월 11일 서울 상암동에서 출범식을 갖고 ‘문화창조융합벨트’ 프로젝트의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정부와 64개 민간기업이 함께 ‘기획→제작→구현→재투자’로 이어지는 문화융성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해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를 만드는 게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문화창조융합벨트’ 프로젝트가 실효를 거두려면 정부와 민간이 철저히 한 몸이 돼야 한다. 정부는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이 창조적 콘텐츠 생산에 전념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줘야 한다. 이를 상품화하고 판로를 열어가는 건 관련 기업들의 몫이다. 그래야 세계 최고 융복합 문화콘텐츠 사업체로 발돋움한 ‘태양의 서커스’ 같은 기업이 나올 수 있다.
문화는 ‘정서를 풍요롭게 하고, 삶의 질을 높인다’는 1차적 기능을 넘어 산업의 한 분야가 된지 오래다. 우리의 영화, 음악, 게임 등의 산업적 가능성은 여러 경로를 통해 이미 확인됐다.
비록 ‘거리의 공연자’였지만 창의성을 높이 사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캐나다 퀘백 주정부가 아니었다면 오늘날 ‘태양의 서커스’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문화산업의 중요성을 거듭 일깨워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