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질병은 인체의 수많은 세포들의 기능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기능이 좋은 세포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건강하고 오래 살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질병에 걸리기 쉽고 단명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무리 튼튼한 세포를 가졌다 할지라도 나쁜 환경에 자주 노출되면 그 기능은 약해질 수 밖에 없으며 기능이 약하더라도 노력에 따라 세포의 기능을 좋게할 수 있다.
탈모도 마찬가지다. 비록 대머리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노력 여하에 따라 탈모가 발생하지 않게 하거나 늦출 수 있다. 반대로 대머리 유전자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탈모가 시작되는 경우도 많다.
52세 B씨는 1년 전부터 탈모가 시작되었다. 친가나 외가 쪽에 대머리가 없어 일시적인 현상으로 생각하고 별다른 치료를 않자 나중에는 정수리가 휑하니 비어 버렸다. 그때서야 심각성을 알고 본원을 방문했다. B씨는 하루에 담배를 두 갑이나 피는 골초였다. 그의 활성산소를 검사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정상 수치의 2배가 넘게 나왔다. B씨의 탈모 원인은 담배에 의한 활성산소의 증가였다.
이런 경우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해야 치료효과도 좋고 쉽게 재발되지 않는다. B씨에게 금연의 중요성을 누차 강조했고 두피에 성장인자를 주사하고 항산화제를 꾸준히 복용시켰다. 6개월 뒤 이전의 머리숱을 되찾은 것은 물론이고, 덤으로 담배까지 끊어 기침과 가래로부터도 해방되었다.
담배는 탈모 원인도 되지만, 만병의 원인으로 인간이 만들어낸 백해무익한 기호식품이다.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담배를 끊자.
<홍성재/ 의학박사, 웅선클리닉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