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것과 해야만 하는 것, 이 선택의 갈림길에 선 힘든 청춘의 그대에게! 연극 <안나라수마나라>
하고 싶은 것과 해야만 하는 것, 이 선택의 갈림길에 선 힘든 청춘의 그대에게! 연극 <안나라수마나라>
  • 김우진 객원문화기자
  • 승인 2014.07.01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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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우진 객원문화기자] “당신은 마술을 믿습니까? 안나라수마나라!”
어릴 적 누군가 한번 쯤은 꿈꿨을 마술사의 길. 꿈을 꾸지는 않았더라도 마술을 믿고, 마술에 신기해하며 단순한 꿈같은 것만으로도 환호하던 순수했던 그 때.

연극 <안나라수마나라>는 우리의 그 때를 돌이키게 한다. 또 작품에서 연기하는 주인공들을 통해 현실의 내 모습을 돌이켜 보게 한다. 이름과는 달리 너무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윤아이, 성공만을 위해 공부하는 나일등, 그리고 세상이 미쳤다고 손가락질 하지만 아이의 순수함을 간직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길을 묵묵히 가고 있는 마술사 리을!

우리 또한 각박한 현실에서 아이처럼 일찍 어른이 되어야만 했고, 성공만을 위해 공부를 해야 했지만 ‘나일등’처럼 자신의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그렇다고 마술사 리을처럼 어린 아이의 순수함을 꾸자니 현실은 그런 사람을 환영해주지 않는다.
우리의 현재 삶과 너무나 닮아있는 주인공들을 보면서 우리의 진정한 삶을 다시 돌아보게 해주는 청춘들에게 마술처럼 다가온 공연 <안나라수마나라>. 주인공들의 삶이 우리의 것과 얼마나 닮아있는 지 살펴보자.

▲ 연극 <안나라수마나라> 이미지 [사진제공=씨즈온]

가난한 현실 속에서 꿈은 사치? 현실과 꿈 사이에서 고민하는 그대에게..
너무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윤아이!

주인공 아이는 부모님 없이 몇 달 동안 세가 밀린 집에서 여동생을 부양하며 살아간다. 공연이 시작하자마자 구멍이 숭숭 뚫린 그녀의 스타킹을 통해서도 그녀의 가난함을 짐작할 수 있다. 아이는 어쩌다 수중에 생긴 만원을 가지고 어느 학생들과는 달리 스타킹을 사야하는지 쌀을 사야하는지 현실적으로 고민이 많다. 아이는 공부를 잘하지만 가난하기 때문에 성적을 낮게 받아주는 대신 돈을 주겠다는 전교 일등인 나일등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도 한다.
그런 아이가 마을에 도는 기괴한 소문의 주인공인 리을이라는 이상한 마술사를 만나게 된다. 마술사를 만난 뒤 아이는 현실과 꿈 사이에서 방황하게 된다. 마술사 리을과의 만남의 과정 속에서 아이 또한 어릴 적 하고 싶은 것이 마술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하지만 아이는 일찍부터 현실을 깨달았기 때문에 자신의 꿈을 저버리고 돈을 버는 일에만 급급해 꿈을 잃어왔다. “당신은 마술을 믿습니까?”라고 외치는 마술사의 모습에서 흔들리는 자신을 발견하지만 아이에게는 마술은 정말 꿈같은 소리에 불과하다. 아이는 너무나 가난하기 때문이다. 꿈만 꾸기에는 현실의 아이는 스타킹과 쌀, 그리고 동생의 수학여행 비를 걱정하기에도 짐이 많다.
마술사와 조우한 아이의 모습, 그리고 아이가 방황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우리 또한 가난, 취업, 스펙 이라는 다양한 짐들의 부담에 쌓여 제대로 된 꿈을 꾸고 있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반성하게 된다. 어쩌면 이 공연에서 대단한 마술 공연은 없을지라도 마술에 대한 진심을 불어 넣는 마술사의 존재를 통해서 자신의 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얻게 된다.

▲ 연극 <안나라수마나라> 이미지 [사진제공=씨즈온]

“너 아스팔트의 저주에 걸렸구나?” 아스팔트의 저주에 걸린 우리들의 모습!
성공만이 길인 전교 일등 나일등!

가난한 아이와는 달리 돈도 많고 아이가 더 잘하는 수학 빼고는 전 과목 일등을 놓치지 않는 주인공이 있다. 바로 나일등. 이름도 글쎄 일등이다. 돈이 많은 풍족한 집안에서 자란 일등이는 아이를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된다. 그러나 뭔가 표현에 서툴러 번번이 아이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 일등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가 마술에 빠져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마술사와의 연인관계가 아닌가를 의심하며 쫓다가 마술사를 만나게 된다. 일등이는 ‘마술’이라는 존재를 믿지 않는다. 일등이에게는 ‘마술’은 허황된 것일 뿐이다. 그런 일등을 보며 마술사는 일등이에게 한 마디의 말을 한다. “너 아스팔트의 저주에 걸렸구나?”
현대의 젊은이들은 고생하는 것을 싫어한다. 고생하는 것을 기피하기 위해 공부를 한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이 완벽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여기서 말하는 아스팔트의 저주란 말 그대로 아스팔트의 특성을 딴 저주이다. 포장되고 반듯한 길에 안주해 그 닦여진 길에서만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이 바로 이 아스팔트의 저주에 걸렸다는 것이다. 공연을 보는 관객들 모두도, 또 공연을 보지 못한 우리 모두들도 아마 다 해당이 되는 저주일 것이다. 마술사의 그 한마디에 일등은 아이와 마술사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놓치고 살았던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아버지와의 대화하는 대목에서 일등이의 변화한 심리상태를 알 수 있다. 이 나일등의 모습에서 우리 또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성공이라면 어떤 성공이고 그 성공이 가져다주는 행복을 확신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마술’은 이 공연에서 꿈을 대표한다. 성공을 위해 남부럽지 않게 살아가는 일등 또한 자신의 꿈 앞에서는 흔들린다. 일등의 모습에서 느낄 점은 너무나도 많다.

이 공연은 하일권 작가의 웹툰인 ‘안나라수마나라’를 원작으로 한다. 이 공연을 보고 있노라면 현실과 꿈 사이에서의 우리 각자의 길은 어디인가를 생각하게 해준다. 어쩌면 모든 사람들이 의심하고 미친 사람으로 손가락질을 하지만 오히려 어른이라는 이유만으로 아이다운 순수함과 그 꿈을 이어나가는 것이 잘못된 것으로 오해받는 마술사 리을의 상황에서 공연을 보고 있자면 오히려 그렇게 만들어 버린 이 현실의 모습이 원망스러워진다.

어쩌면 리을이라는 특이한 이름의 그에게서 느껴지는 아이다움이 오히려 모두가 똑같이 ‘성공’만을 위해 살아가는 삶보다는 진정한 행복한 삶이 아닐까?
마술사 리을과 주인공인 윤아이와 나일등을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는 기회를 주는 이 공연은 꿈을 잃은 당신에게 전하는 마술 같은 위로가 될 것이다.

이 공연을 통해 당신의 삶의 위치를 가늠해보고 앞으로의 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며 여름 방학을 맞은 지금 심적인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당신은 마술을 믿습니까? 안나라수마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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