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축구 패인 논란
일본축구 패인 논란
  • 독서신문
  • 승인 2014.06.30 15: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쿄는 지금'
▲ 양정석 칼럼니스트

[독서신문] 무엇이 문제였을까? 일본축구의 예상 밖 부진을 놓고 해외에서만큼이나 일본 국내에서도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다. '아시아 챔프'를 자부했던 일본은 브라질 월드컵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코트디부아르에 1-2로 졌고, 그리스와의 2차전에서는 0-0으로 비겼다. 코트디부아르전에서는 선제골을 지키지 못한 채 역전패를 당했고, 그리스전에서는 11대10의 수적 우세를 살리지 못해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운명이 걸린 조 최강 콜롬비아와의 예선 최종전에서는 1-4 대패를 당했다. 이미 2승으로 16강 진출을 결정지은 콜롬비아는 1,2차전에서 뛰지 않았던 8명의 뉴페이스를 투입시키는 여유를 부리면서도 낙승을 거둔 반면, 일본은 심리적 압박감을 극복하지 못한 채 힘없이 무너졌다.

일본 특유의, 공격에서의 조직적이고 빠른 압박이 살아나지 못했고, 이따금씩 찾아온 절호의 찬스도 실축으로 끝내기 일쑤여서 '색깔 없는 축구'라는 질타를 받았다. 지난 4년간 지휘봉을 잡았던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은 정신적인 면에서의 침체를 부진의 원인이라고 판단, 마지막 콜롬비아전을 앞두고는 이례적으로 하루 동안 훈련 없는 휴식을 줬지만 막상 경기장에서는 사령탑이 원했던 '리프레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실제로 일본대표팀에서는 여가 시간의 '게임 메이커'가 없어 늘 모두가 입을 다문 무거운 분위기에 묻혀 있기 일쑤였다.

정신적인 문제를 지적한 자케로니 감독과는 달리 일부에서는 체력 안배의 실패를 지적하기도 했다. 베이스캠프가 차려진 곳과 경기장과의 온도 차이가 심해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또 전술면에서의 지적도 잇따랐다. 무더위 속에서 체력적인 면을 고려하지 않은 채 압박만을 염두에 둔 전술 운영이 선수들의 몸과 마음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얘기다. 공격 라인을 상대 쪽으로 깊숙이 설정해놓고 싸우다보니 체력 소모가 많은 가운데 역습을 허용해 위기를 자초했다는 분석이다.

물론 일리 있는 분석이지만 그렇다고 일본의 충격적인 패퇴와 관련해 정신적인 면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동안 평가전을 비롯해 실전에서 익힌 전술을 월드컵 무대에서 착실하게 보여주려고 애쓰기는 했지만 정작 중요한 꼭 이겨야 한다는 승부 근성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승부근성으로 유명한 혼다 정도가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달려들었을 뿐 월드컵이라는 무대에 걸맞은 마음가짐의 부족이 부진의 근원적인 원인이었다는 것이다.

2011년 아시안컵 우승팀이기도 한 일본은 월드컵 직전까지의 평가전에서 키프로스 1-0, 코스타리카 3-1, 잠비아 4-3, 뉴질랜드 4-2, 벨기에 3-2 등으로 이기며 승승장구해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심지어 혼다는 팀 목표인 8강을 뛰어넘는 우승 가능성까지 말하면서 팬들의 기대감을 자극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월드컵의 벽은 높았다. 지난 4년간 전술의 진화를 앞세워 월드컵을 정복하겠다고 큰소리를 쳐왔던 일본축구가 차기 대회를 위해 새 사령탑으로 누구를 영입해, 어떤 플랜을 내놓을까? 1무2패의 충격이 너무 큰 탓인지 4년 후 이야기에는 모두 조심스러워 하는 눈치다.

/ 도쿄(일본) = 양정석(일본 전문 칼럼니스트)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