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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소설은 완전 가공일까. 그렇지 않다. 소설의 시작은 현실 가능성에서 시작된다. 읽는 이가 공감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이야기여야 한다. 그래서 소설을 읽고 신문과 방송에서 뉴스를 접하면 혼돈되기도 한다. 어느 것이 소설이고, 어느 것이 뉴스인지 구분이 모호해지기도 한다. 최근 발표된 한 소설도 그렇다. 꿈 해몽가인 홍순래가 쓴 백련화(白蓮花)가 그것이다.
세 여자의 납치와 예지적인 꿈의 세계를 그린 작품이다. 우연의 일치인지, 치밀한 벤치마킹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근래 뉴스의 중심에 있던 사건을 보는 듯한 느낌은 분명하다. 소설은 세 여자의 납치에서 비롯된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여인들. 미모의 대학생 강미림, 간호조무사 최희정, 새롭게 떠오른 탤런트 정하연이다.
소설에서는 어두운 세계에서 은퇴한 마 두목과 내연녀가 등장한다. 둘은 강남에서 룸살롱을 운영한다. 충성스런 부하는 미모의 여대생을 납치하고 고위층에 성상납을 하게 한다. 사건 해결은 예지적 꿈의 세계를 통해 이루어진다. 최희정의 꿈 일기장과 친지들의 예지적인 꿈이 단서가 된다.
이 책이 몇 년 전에 나왔다면 주목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최근 이와 유사한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아마 지금 이 순간에도 접대여성 ‘백련화’는 존재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백련화는 현실과 닿아 있는 소설이다.
/이상주 북 칼럼니스트(letter3333@naver.com)
■ 백련화
홍순래 지음 | 어문학사 펴냄 | 532쪽 | 1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