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상적이고 일국사적인 체제 중심의 중국 인식에서 벗어나, 19세기 이후 중국 역사 발전의 연속성을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조명한 시리즈가 나왔다. 아편전쟁, 신해혁명, 중화인민공화국 성립을 중심으로 파악하던 기존의 시대구분을 과감히 깬 것이다. 또한 현재 중국 근현대사 연구 중심에서 활약 중인 학자들이 참여해 대중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통사 체계를 완성해 냈다.
동아시아론의 시각에서 중국을 바라보지만도 않는다. 러시아, 중앙아시아, 몽골, 인도, 조선, 일본 같은 주변 지역이나 류큐, 베트남, 태국은 물론 19세기 이래 화교들이 이주해 나간 동남아시아까지 시야에 넣었다.
특히 중앙정부와 역사적 인물 중심의 서술에서 탈피해 지방사회와 기층 민중들의 문화와 생활상의 변화를 비중 있게 다룬 점이 특징이다.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를 재단하는 태도나 승자 중심을 지양하는 역사 인식도 돋보인다.
다만 이 책이 일본 독자들을 위해 기획된 시리즈인 만큼, 한국인의 눈으로는 쉽게 동의하지 못하는 대목도 등장하는데 이 부분을 비판적으로 읽어 본다면 일본 사회의 중국 인식을 살펴볼 수 있는 경험을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일본의 이와나미서점에서 2010년부터 출간하고 있는 이 시리즈는 올해 6권으로 완간될 예정이다. 현재 1권 『청조와 근대 세계(19세기)』, 2권 『근대국가의 모색(1894-1925)』, 3권 『혁명과 내셔널리즘(1925-1945)』, 4권 『사회주의를 향한 도전(1945-1971)』 까지 출간됐다.
■ 중국근현대사(전4권)
요시자와 세이이치로 외 3인 지음 | 정지호 외 3인 옮김 | 삼천리 펴냄 | 각 264쪽, 308쪽, 292쪽, 252쪽 | 각 권 15,000원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