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박물관 서화관 불교회화실 전면 교체…'명부전(冥府殿)의 불화'
|
[독서신문 = 장윤원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6일 '명부전(冥府殿)의 불화'라는 주제로 서화관 불교회화실을 전면 교체전시했다.
명부(冥府)란 사람이 죽어서 가는 세계를 일컷는 말로 이번 전시는 사찰의 여러 전각 중에서 불교의 사후세계를 구현한 명부전의 주인공인 지옥에서의 구제를 담당하는 지장보살과 지옥에서 죽은 자를 심판하는 열명의 왕, 즉 '시왕'을 대상으로 한다.
따라서 이번 교체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가운데 지장보살과 시왕을 그린 불화를 중심으로 불교의 사후세계를 보여주는 각종 불화들을 소개하고 있다.
전시의 구성은 명부전의 최고 존격인 지장보살로 시작한다. 이번 전시의 대표적 작품 중 하나인 「지장보살과 지옥의 왕들」은 가운데의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지옥을 다스리는 시왕이 양쪽에 시립한 구도이며, 밝은 채색과 꽃문양 등이 조선 전기 불화의 여운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또한 「직부사자(直符使者)」와 「감재사자(監齋使者)」는 사람이 죽었을 때 지옥에서 파견돼 죽은 자를 감시하고 그에 대한 기록을 지옥하는 지옥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이른바 저승사자들을 그린 작품이다.
이밖에 「지옥을 다스리는 현왕」은 지옥의 왕들 중 5번째인 염라대왕이지만 지옥에서 보다 빨리 죽은 자를 구제하는 능력으로 인해 독립적으로 신앙되었던 현왕의 모습을 보여 준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가장 넓은 벽면에 일렬로 전시된 「지옥을 다스리는 시왕十王」9점으로 강렬한 채색, 일관된 구성으로 인해 관람객에게 압도적인 느낌을 준다. 이 작품들은 예전에 북한산 태고사(太古寺)에 있었다고 전해지며 20세기 초에 구입된 박물관의 초기 수집품에 속한다. 처음에는 지옥을 다스리는 열 명의 왕을 한 폭에 한 명씩 그려 총 10폭으로 구성돼 있었을 이 작품은 제5 염라대왕 1폭이 없어진 채 9폭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왕은 사람이 죽은 후 7일마다 한 차례씩 심판을 하여 49일까지 7명의 왕이 심판하고, 그 후 백일, 1년, 3년이 되는 날 제8, 9, 10왕이 심판하는데 이 심판날마다 재를 올리면 죽은 사람이 좋은 곳에 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 중요한 예배 대상이었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명부전에 봉안되는 불화들을 통해 불교적인 사후세계관을 이해하고, 또한 자신의 가족이나 친지 등이 죽어서 지옥의 고통에 빠지지 않고 극락왕생하기를 기원했던 옛 사람들의 소박하고도 간절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