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학전문 외길 30년 새문사
국학전문 외길 30년 새문사
  • 관리자
  • 승인 2005.11.11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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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학의 산증인 새문사


▲ 국학전문 출판사 새문사 전경

◆ 30년 세월 꿋꿋이 외길을 걷다
“미국의 어떤 유명 경제학 교수가 강의를 하다말고 다른 나라에서 유학 온 어떤 학생에게로 다가가 그 학생의 책을 들며 물었다. ‘이 책 어디서 구했나?’ ‘네, 저희 나라에서 구했습니다.’ 교수 왈 ‘자네는 내 강의를 들으러 온 사람이 내 책 한 권 살 성의도 없으니 어떻게 내 강의를 들을 수 있나. 나가라’ 했답니다. 그 책이 바로 해적판이었던 거지요. 우리나라 에서는 보기 드문 풍경이지요.”
저자가 각고 끝에 연구해 내놓은 한 권의 연구서가 저자 직강 시간에도 불법복제물로 번연히 강의실에 나도는 우리 출판 시장에 신선한 각성을 남기는 일화다.
한국 출판계가 어렵다고들 하는 얘기는 이제 진부할 정도다. 광고되는 몇몇 베스트셀러들을 빼고는 잘 만들어진 훌륭한 내용의 책들도 서점에 한 번 깔려 보지도, 신문에 한 줄 소개되기도 전에 독자들은 출간된 줄조차도 모르게 사장되어 버린다. 학생들은 책 속에서 책의 향기를 맡으며 진중하게 공부하기보다는 인터넷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단편적인 자료를 뽑는데 만 익숙하다. 기초적 지식과 깊이 있는 학문이 없이 세계적인 사회를 꿈꿀 수 있을까?
이런 출판 시장에서 국학 관계 이론서를 30년 세월 묵묵히 펴내고 있는 출판사가 있다.
‘?f숯? 이 규 새문사 대표가 출판사를 차리면서 직접 써 붙였다는 글 구절이 넓고 깔끔한 편집실서가 유리창에서 빛을 내고 있었다. 국학관계 교수들은 알 만큼 알고 있는, 요즘시대에 은은한 향기를 고고하게 내품으며 소리 없이 꾸준히 출판계를 지키고 있는 지킴이 같은 인상을 주는 출판사.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국문학 교수님들이 ‘초창기(70년대 말)에 우리 한국문학 연구총서를 시리즈로 발간해 우리 학계에 큰 도움을 주었지요. 사장님을 존경합니다.’ 라고 말씀하실 때면 커다란 자부심을 느낍니다.” 김준희 편집실장의 말이다.

◆『서정주 연구』등 320여종 펴내
30년 간 펴낸 320여종의 도서에는 『김만중 연구』『김소월 연구』『이규보 연구』『최남선과 이광수의 문학』『삼국유사의 문예적 연구』등으로 시작된, ‘국문학 분야에서 많은 논의의 대상이 되어온 작품·작가를 중심으로 하여 국문학 연구의 올바른 방향과 국문학 유산에 대한 재창조의 길을 제시한 방대한 시리즈’가 있다. 최근에 『서정주 연구』가 출간되었다.
『서정주 연구』는 미당 서정주 사거 후 4년 동안 기획 준비된 것으로 서정주의 시작세계에 대한 전기 및 서지 자료에 실증적 자료를 제공한다.
사학 계통으로는 이기백 선생의『역대한국사논선』, 이현희 교수의 『우리나라 근대 100년』등과, 정용숙 교수의『고려왕실족내혼연구』등의 연구서들이 있다.
『한시가 있어 이야기가 있고』『김기림 평전』『한국개화기시가연구』『고전소설비평사론』『동양윤리사상의 이해』등의 책은 학술원과 문화관광부에서 우수학술도서로 뽑혔다.
“‘돈이 아무리 많이 들어도 책을 책답게 잘 만들어야 된다.’는 사장님이라서 번역서 한 가지를 펴내는데 감수 비용까지 수많은 비용과 저희들의 노력이 땀땀이 녹아든 책들이 판매가 잘 안 되어 창고에 쌓여 있으면 정말 피를 철철 흘리는 것 같다니까요.” 보통 뿌리박고 근무하는 직원 연수가 10년이 넘는 직원들의 믿음어린 말들이다.

◆ 새로운 변화를 꿈꾸는 새문사
새문사는 지금 변화를 꾀하고 있다. 좋은 책을 잘 만들어 더 많은 사람이 읽도록 하기 위해 이제 그동안의 문학이론서를 낳은 '넱?현대의 수많은 문학 작품들을 새로 기획하고 있어 이 한 권이면 그 작품에 대한 이해를 완전히 했다 싶을 정도의 해설을 곁들인 작품집들을 조만간 선보인다는 것이다. 또한 한학자·국문학자·작가 3자가 함께 번역해 내는 ?에 가장 충실한 삼국지도 곧 발간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일반인들에게도 더욱 다가서는 출판사가 될 것이다.
『21세기 글로벌 리더십』『사장이 나서야 회사가 변한다』『좋은 일이 생기는 8가지 마법』『필! 고객서비스 전략은 어떻게 되었지?』『good service is good business』등의 번역서와 『이의경교수의 증원강의』『국제경제론』『중급재무회계』『현대원가회계』『신노사관계론』등의 경영 경제관련 서적을 펴내고 있는 신론사는 새문사의 자매사이다.
복사판과 해적판이 대학가를 휩쓸고 있음에도 학생들이 책을 너무 안 읽는다면서 차라리 복사판이라도 만들어 읽어보라며 한국의 독서문화를 걱정하는 이 준 사장. 그는 취재가 끝난 후에도 내세울 것이 없다면서 기어이 사진촬영을 뿌리쳤다.
그래서 일까. 오늘의 한국출판문화의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도 30년 전통의 정신 속에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나가는 노 출판인의 모습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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