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옛터전에서
오문옥
서성이던 눈발 저 멀리 북쪽 등성이로 밀어내고
연초록 잎새 그득 채우며 산골 밟아내리는 새 물소리
보라 꽃끼리 나무끼리 바위끼리 몽땅 어울어져
오늘 푸른 꿈 껴안고 솟아오르는 우리들의 산이다
봄날의 하늘빛 ‘고구려’의 의기 가슴속 진하게 내리고
물오른 솔잎도 ‘야호, 야호’ 우리 을지문덕 장군 부르네
누가 감히 우리 청사 함부로 훼손한다는거지
‘동북공정’ 웬말이냐 산허리 감고도는 진달래 목청
새벽산 확 트는 햇빛과 영화사 범종소리 어우러져
가슴 여는 넉넉한 희부신 아차산 저 큰 품이어
이해와 감상
오문옥 시인은 서울의 한강 푸른 물줄기 굽어보는 새봄의 아차산을 오르면서 아차산이 유서깊은 우리 역사의 옛터전임을 독자들에게 각성시킨다. 그렇다. 아차산은 “오늘 푸른 꿈 껴안고 솟아오르는 우리들의 산이다/봄날의 하늘빛 ‘고구려’의 의기 가슴속 진하게 내리고/물오른 솔잎도 ‘야호, 야호’ 우리 을지문덕 장군 부르네”(4~6행)하고 오문옥 시인은 고구려의 기상어린 역사의 터전 아차산에서 ‘살수대첩’의 민족 영웅 을지문덕 장군의 빛나는 호국정신을 강하게 이미지화 시킨다. 시인은 근년 중국의 한국사 찬탈에 대한 심도있는 저항 의지를 다시금 메타포한다. “누가 감히 우리 청사 함부로 훼손한다는거지/‘동북공정’ 웬말이냐 산허리 감고도는 진달래 목청/새벽산 확 트는 햇빛과 영화사 범종소리 어우러져/가슴 여는 넉넉한 희부신 아차산 저 큰 품이어”(7~10행) 이렇게 긍정적으로 고구려의 숭고한 겨레 정신을 승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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