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물고기
황금 물고기
  • 관리자
  • 승인 2007.03.0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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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고자 했던 꿈에 대한 열망


 3대(代)에 걸쳐 문인이 탄생했다. 산문집 '황금물고기'로 출간한 황시내씨가 요즘 문단 안팎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소설가 황순원의 손녀, 시인 황동규의 딸인 그녀는 이번 첫 에세이 집에서 20∼30대 행했던 외국에서 긴 유학생활 속에서 겪은 일상 그리고 음악과 미술을 공부하면서 그것들을 모티브로 한 글들이 담겨 있다. 서울대에서 작곡을 공부한 뒤 독일에서 음악학과 판화를 배우고 다시 미국에서 미술사를 공부한 뒤 쓴 글들과 직접 그려 책에 삽입된 그림들은 음악과 미술, 그리고 문학까지 아우르는 한국 문학계에 다재다능한 작가의 출현했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인 ‘황금 물고기’는 아버지인 황동규 시인이 지어줬다고 한다. 그녀가 그토록 보고 싶어 했지만 결국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클레의 그림 ‘황금 물고기’, 사람이 살아가면서 이루고자 하지만 결국 놓쳐버려 끝까지 미련을 가지고 꿈을 꾸게 하는 삶의 애착과도 같은 것.
 유난히도 ‘추억’을 소재로 하는 글들이 많이 눈에 밟히는 이번 작품에서 할아버지 황순원를 떠올리는 작품인 <터키인 거리>는 그 쓸쓸함이 가슴 속으로 파고 든다.
 ‘그도 타향에서 60년째 살고 있지. 그가 실향민이고 그의 아들도 실향민이었기 때문에 나 역시 태어날 때부터 실향민이었어.’ / ‘지금 현재 이곳’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늘 겉도는. 언제 어느 곳에 있든 늘 다른 곳으로 떠나고 싶어하는 나의 방랑벽은 어쩌면 그에 기인한 듯도 해.’ 라는 문구로 ‘유명 문인’ 이 아닌 어느 한 곳에 뿌리를 박지 못하고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쓸쓸한 할아버지를 추억했다. 나아가 자신의 고뇌하며 방랑하는 청춘의 기원 또한 노래하고 있다.
 어릴 땐 재능이 많았지만 여러 분야를 다 배워보고 싶은 욕심에 어느하나 제대로 내세울게 없다는 그녀의 겸손한 한마디. 하지만 전공인 클래식, 재즈, 팝송 등의 음악을 풀이하면서 이에 얽힌 추억을 그려낸 글들은 이번 작품에서 단연 돋보이고 있다.
 “시내가 원래 산문은 잘 썼어요. 나보다 낫지. 산문은, 아버지의 재능이 손녀에게 간 것 같아요.” 라는 황동규 시인의 취기 오른 후의 민망함이 담긴 한마디는 정갈하면서 날카롭고 사람의 마음을 파고드는 문체가 일품인 황시내 작가의 지난 추억에 강한 힘을 실어주고 있다.
 ‘어쩌면 인생 속에 열망했던 꿈들을 지금은 삶의 노곤함에 묻혀 완전히 머리 속에서 지워버린게 아닐까’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잃어버린 황금 물고기를 다시금 찾을수 있기를 작게 소망해 본다.
황금 물고기
황시내 지음 / human & books 펴냄 / 309쪽 / 9,500원
[독서신문 권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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