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과 수능격차
공교육과 수능격차
  • 방재홍
  • 승인 2010.04.19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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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재홍 독서신문 발행인     ©독서신문
최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1993년에 수능 도입 이후 작년에 이어 올해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에 대한 기초 분석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수능의 특징으로는 지난해 4월 첫 공개에서 확인됐던 지역 간·학교 간 격차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의 수능성적을 지난 2005년부터 2009 학년도까지 5년간의 표준점수를 대상으로 한 지난해 분석과 비교해 볼 때 지역간 격차가 약간 개선되기는 했지만 학교간 격차는 거의 좁혀지지 않고 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가 있는 지역이 수능 상위권을 휩쓴 것도 이전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교육당국은 지난해 수능 도입 17년 만에 성적 공개를 결정하면서 지역 간·학교 간 학력 격차를 정확히 파악해 그에 따른 실질적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내세웠으며 실제로 평가원도 수능 성적의 지역 실태와 학교 및 학생의 배경 변인에 따른 분석 결과 등 기초 자료를 제공하여 이후에 이루어질 심층 분석의 토대를 마련하고, 다양한 정책적 제언의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함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평가결과를 보면 이러한 당국의 정책은 그 취지마저 의심스럽게 만듭니다. ‘자율과 경쟁’을 명분으로 성적 공개를 강행하였지만 교육격차 해소책 마련에는 아무런 대책을 마련치 못하는 듯 하기 때문입니다.

벌써부터 일부에서는 이번 수능성적 분석 결과 공개를 놓고 각 지역을 서열화시켜 경쟁만 부추기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대도시와 중소도시의 격차는 여전하며 특목고, 자사고 등 귀족학교의 부각이 두드러진 것도 ‘자율과 경쟁’이란 미명하에 학교간 서열을 더욱 부추기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학교교육은 공교육의 일환으로 서열화가 아닌 정신적 성숙을 목적으로 해야 합니다. 단순히 수능점수의 순위로 학생들과 학교의 서열을 매기는 것이 아닌 지성체로서의 완성을 목적으로 해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정확한 진단을 통해 그에 맞는 처방을 마련하겠다는 당국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겉으로 드러난 결과를 놓고 봤을 때 당국의 진정성에 의구심이 듭니다. 당국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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