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면서 사회적으로 의견이 분분하다. 노조의 입장과 회사의 입장이 대립하면서 갈등이 생기고 그 갈등을 풀기 위한 합의가 필요한데 서로 양보는커녕 자신들의 목소리만 더욱 크게 내려 할뿐이다. 한국 뿐 만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를 보더라도 대립으로 인한 갈등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만, 그런 갈등을 적절한 합의를 통해서 해결하느냐, 공권력이나 무력을 이용해서 합의하느냐에 따라 해결 양상이 다를 뿐이다. 이 책은 이런 극한의 대립과 극적인 합의 등 갈등 조정 사례7가지를 예로 들어 갈등 조정이라는 새로운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갈등 조정, 그 소통의 미학』은 갈등은 없애야 할 존재가 아니라 잘 ‘조정’해야 할 존재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런 조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유사한 갈등을 재발시키며 매번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이 책은 갈등 사례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한국사회의 갈등관리 역량을 높이는 데에 기여해 보고자 기획됐다.

오랜 세월 언 발에 오줌누기식으로만 꽁꽁 싸매었던 갈등이 곪아 터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우리 사회가 이 동시다발적인 폭발사태에 힘만 소진한 채 그 대안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직 개발에만 힘을 쏟으며 갈등을 인식하지 못하던 시대는 지났다. 이젠 갈등을 인식하고 그 해결책을 모색해야만 할 때라고 이 책은 말하면서 7가지의 한국사회에서 보여지는 갈등 사례를 통해 그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한다.

2003년 교육행정정보시스템, 1998년 의약분업, 2005년 비정규직 관련 법안 입법, 2003년 경유승용차와 수도권대기질서개선특별법, 2004년 국군기무사령부 과천이전, 2003년 한탄강댐건설, 2005년 국립서울정신병원이전의 갈등 사례들을 체계적이고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분석하여 우리 사회에 효과적인 갈등관리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줄 책으로 보인다.

이 책은 단지 사례만을 분석한 책이 아니다. 사례를 분석하기 위해 다양한 분석 자료로 삽화와 그래프, 도표를 이용하여 독자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또한 들어가는 글에서는 갈등관리가 왜 중요한지에 대한 당위성을 주장하면서 정부의 갈등관리 능력이 중요하며, 정부 뿐 만 아니라 사회단체나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에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국가 차원의 갈등과 지역 차원의 갈등으로 총 2개의 파트로 나누어 구성되어있는 이 책은 갈등이라는 뿌리 깊은 사회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갈등 조정, 그 소통의 미학
박진?채종헌 지음/ 굿인포메이션/ 376쪽/ 16,000원

[독서신문 김정득 기자 2007.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