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만 해도 슈퍼의 과자 코너 맨 윗줄엔 ‘종합선물세트’ 가 주욱 진열되어 있었다.  먹고 싶은 과자들이 가득 담겨 있던 종합선물세트는 아이들에겐 선망의 대상이였으며, 아버지들에게는 아이들에게 점수를 딸 수 있는 최고의 아이템이였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얼마나 많은 선물을 주고 받을까?  매해 신년에 다이어리를 펼쳐들고 가족과 지인들의 생일에 동그라미를 쳐놓고, 발렌타인 데이, 크리스마스, 결혼 기념일 등 갖가지 기념일들을 체크하고 그에 맞는 이벤트와 선물을 주고 받는다.
  워낙 많은 기념일들이 난무하고 있는 우리의 다이어리기에 이제는 선물의 의미는 많이 퇴색되어 버렸다.  사회생활을 위해, 단순한 체면치레를 위해 오고 가는 ‘표면적인 선물’들은 인스턴트식 인간관계가 만연한 우리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2005년 나오키 상을 수상한 가쿠타 미쓰요는 소설 『프레젠트』를 통해 우리에게 감성이 담긴 종합선물세트를 선물 한다. 
  우리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받는 선물인 ‘이름’, 나를 어린 아이에서 벗어나게 해주 었던 입학선물 ‘책가방’, 14살 중학생 때 생일 선물로 받은 ‘첫키스’와 그 후로 시작될 첫사랑, 자취 첫날 엄마가 사준 ‘냄비 세트’ 등 우리의 인생 속에서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던 선물들을 수수하고 담백한 문체로 표현하고 있다.
  수록된 작품 중 『비상열쇠』는 일본의 유명배우 히로스에 료코를 주연으로 하는 영화로 만들어질 예정이여서 더욱 주목을 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  가족이나 연인, 그리고 친구에게 건네 줄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면 『프레젠트』를 통해 선물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긴 후 선택하길 바란다.  당신과 상대의 인생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가쿠타 미쓰요 지음 / 마쓰오 다이코 그림 / 양수현 옮김 / 문학동네 펴냄 / 225쪽 / 12,000원
[독서신문 권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