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사가 사설 입시학원에 학력평가 시험지 유출
[독서신문] 강인해기자 = ‘교사-학원 커넥션’이라는 비정상적인 관계가 드러남에 따라 공교육·사교육 모두 무너지는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현직 고등학교 교사들이 지난 2005년부터 약 30차례에 걸쳐 사교육매체인 메가스터디에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문제를 빼돌렸다.
시험지를 유출한 장본인은 서울 강남과 경기도 분당의 고교 교사 2명으로 17일 서울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문제지 유출 경위에 대해 조사받았다. 서울 강남의 a 교사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시험 전날에, 경기 성남시 분당의 b 교사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당일 오전 8시경 문제지를 메가스터디에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학력평가 시험 전날 학교로 배달된 시험봉투를 미리 뜯어 몰래 시험지를 유출했다”면서 “원래 학교에 배포된 연합평가 문제는 시험 당일 해당교시 시험이 시작될 때 개봉하게 돼 있어 이들이 사립학교 교사지만 시험관리는 공무로 볼 수 있는 만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가스터디는 이들 교사에게 총 30여 차례에 걸쳐 넘겨받은 시험 문제와 해답지를 이용해 문제풀이 동영상을 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16일 문제지 사전 입수 혐의로 메가스터디 본사를 압수수색하면서 직원 8명을 조사한 결과 교사들이 가담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메가스터디 측은 시험이 끝나자마자 문제풀이 동영상을 인터넷에 내보내기 위해 문제지를 넘겨받았다고 주장하지만 수험생들에게 사전에 전달됐을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교사와 학원 양측은 금품거래가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지만 경찰은 교사들이 문제 제공을 대가로 메가스터디로부터 금품·향응 등을 받았는지 조사하기 위해 계좌추적에 나섰다. 학교 간부들이나 다른 교사들이 이들의 범행을 묵인 또는 가담했는지의 여부도 조사 중이다.
한편, 교육계 일각에서는 학원 전방으로 수사가 확대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어 가득이나 정부의 강력한 사교육 경감책으로 얼어붙은 사교육 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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