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교실]겹말에 대하여
[우리말 교실]겹말에 대하여
  • 김우영
  • 승인 2009.06.2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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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창 신재효의 판소리 <춘향가>를 들어보면 ‘한산 세저 구슬빛 옥색 몸에 맞게 지은 도포’라는 대목이 나온다. '구슬빛과 옥색(玉色)'은 모순된 겹말이다. '구슬옥(玉)'은 끈에 꿰게된 작고 둥근 옥이다. 앞말과 뒷중에 하나는 빼어야 바른말이다.

지명도 비슷한 예가 있다. 서울 강남에 가면 '개포동'이 있다. 이 마을은 본래 늪이진 땅이다. 우리말의 직접적인 표현은 '개땅‘이 맞다. 어느 세월에 걸쳐 개땅에 마을이 형성이되자 지명이 '개포(浦)'로 굳어져 버린 겹말이다.

그리고 그물코 같은 구멍이 있는 망 '구슬망(網)'은 핏줄 검사용 치료 기구이다. 나무판에 금을 긋는 연장도 '금(金)쇠'라고 한문과 한글을 동시에 사용하는데 이는 '금쇠'가 바른말이다.

우리가 알거나 모르거나 무심코 쓰는 한자와 한글의 겹말이다. 각(角)뿔마다, 끝말(末)마다, 난생(生)처음, 낱개(箇)로 하나씩, 늘상(常)마다, 집당(堂)을 지나, 두메산(山)골 내 고향, 살아생전(生前)에 효도하려고, 미치광(狂)이 처럼, 시(時)도 때도 없이, 시시(時時)때때로, 앞선(先), 앞전(前)에, 야(夜)밤에, 얼혼(魂), 유아원(院)집, 족(足)발집, 촌(村)마을 마다, 탄(彈)알박이, 우거지탕(湯)국 한그릇, 한(限)도 끝도없이, 해년(年)마다, 굳건(建)하다, 글자(字)마다, 뼛골(骨)깊이 새기다, 온전(全)하다, 장(場)마당을 지나, 튼실(實)하다' 등이다.

/ 김우영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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