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함께 읽으면 유익할 동화”
“가족이 함께 읽으면 유익할 동화”
  • 안재동
  • 승인 2009.06.2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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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식의 창작동화집 『검정고무신을 신은 제비꽃』

▲ 안재식 아동문학가     © 독서신문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그 나름의 의미가 있고 절대적인 가치가 있답니다. 검정고무신을 신은 제비꽃에게도, 왕이 없는 나라 조약돌에게도, 꽥꽥이와 허수아비에게도, 다람쥐마을 동물에게도, 외로운 섬아이와 엄마에게도, 하찮게 여기는 앉은뱅이 풀꽃부터 수백 년이 지나도 늘푸른 소나무까지 살아가야 할 이유는 꼭 있답니다. 모든 생명은 사랑받을 권리가 있고 특히 어린이들은 존중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창작동화집 『검정고무신을 신은 제비꽃』(아동문예 刊)을 상재하면서 안재식 아동문학가는 책머리에 그렇게 적고 있다. 남달리 숭고한 그의 신념과 소신 같기도 한 ‘生命觀’이자 ‘兒童觀’이라고나 할까, 작품 속에 투영된 그의 정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엄마 제비꽃은 귀를 쫑긋 세우고 할아버지의 하소연을 귀담았습니다. 이제 할아버지의 사정을 낱낱이 알게 되었습니다. 자식들에게 봉양을 받지 못하고, 할머니마저 세상을 떠나 혼자 남게 된 할아버지가 무척이나 불쌍하였습니다. 엄마 제비꽃의 몸은 아기씨들을 키우느라 꼬챙이처럼 말랐습니다. 그러나 오랜만에 만난 할아버지가 반갑기도 하고, 측은하기도 하여 큰 목소리로 인사를 하였습니다. - 「검정고무신을 신은 제비꽃」 중에서

180여 쪽에 걸쳐 「검정고무신을 신은 제비꽃」, 「왕이 없는 나라」, 「꽥꽥이와 허수아비」, 「엄마와 섬아이」, 「다람쥐마을에 밤손님」 등 5편의 동화를 담은 이 책에는 이한중 화백이 요소요소에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도의 멋진 컬러 삽화를 그려 넣어 작품의 신선감과 다채로움을 더해주고 있다. 그래서인지 보고 또 보고 싶고, 읽으면 읽을수록 동심의 세계로 푸욱 빠져들게 만드는 이 책은 혼자보다는 둘, 둘보다는 셋,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그야말로 온 가족이 함께 읽으면 더욱 재미있고 유익할 동화책이 아닐까 한다.

조약돌들은 왕돌멩이를 내쫓기로 결정했어요. 가장 뾰족하게 거칠어진 조약돌이 앞장서서 왕돌멩이를 공격했어요. “아이고, 아파! 왕돌멩이 살려! 웬 조약돌들이 동글동글하지 않고, 왜 이리 뾰족하게 거친 거야. 에고, 내 허리야.” 왕돌멩이가 조약돌들을 내려다보니, 전에 보았던 예쁜 모습은 보이지를 않았어요. 거칠고 모난 조약돌들만 잔뜩 있는 걸 보고 크게 놀랐어요. - 「왕이 없는 나라」 중에서

▲     © 독서신문
서울 신설동에서 태어나 1980년부터 출판사를 운영했고, 서울 중랑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한 안재식 아동문학가는 지금까지 『아낌없이 주는 지구』(1996, 환경부선정 우수환경도서) 등 다수의 동화집을 내고 한국아동학회 이사와 한국아동문학연구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창작은 물론 문단 활동에도 큰 열정을 쏟고 있다. 그는 또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와 편집위원을 맡고 있는 시인이기도 한데, 서울 중랑문화원부설 ‘중랑문학대학’에서 문학일반론과 시, 수필, 동화창작법 등을 강의하는 인기 문학교수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안 작가의 작품들은 단순한 재미거리가 아니라 그 속엔 작가의 문학적 감성과 철학,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교훈적 메시지들이 분명하게 담겨있다. 그러면서도 읽기가 편하다. 

그들은 상수리나무 주위를 둘러싼 채, 새 한 마리를 놓고 떠들어댔습니다. 죽은 새였습니다. 왜 죽었는지, 이유를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이윽고 완장을 두른 아저씨가 하얀 보자기로 죽은 새를 조심스럽게 돌돌 휘감았습니다. 그리고는 차에 싣고 휑하니 수목원 밖으로 나갔습니다. 경비원 아저씨들은 소독약을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매케한 냄새가 다람쥐마을을 휩쓸었습니다. - 「다람쥐마을에 밤손님」 중에서

엄기원 아동문학가(한국아동문학연구회 회장)는 이 책의 작품해설에서 “소재도 다양하고 내용들도 재미있는 다섯 편의 작품은, 작가의 사상과 자연을 가꾸고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다. 그것은 자연과의 교감이다. 즉 자연과 정을 나누고 대화를 나누며 살아가는 인간의 자연 순리 사상이 안재식 작가의 작품 속에 진하게 배어 있다.”는 평을 전하고 있다.

/ 안재동 시인·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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