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화]플라이 대디
[책과 영화]플라이 대디
  • 관리자
  • 승인 2006.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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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네시로 가즈키의 작품세계에 빠져 봅시다~



소설『플라이, 대디, 플라이』의 저자 가네시로 가즈키는 1998년『레볼루션 no.3』로 <소설현대 신인상>을 수상했고, 첫 장편소설『go』로 123회 <나오키문학상>을 수상해 당시 ‘최연소 수상자’가 됐다. 또한 소설『go』는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져 대성공을 거뒀고, 그의 2003년 작『플라이, 대디, 플라이』도 나루시마 이즈루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다.
 
현재 가네시로 가즈키의 작품들은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그가 성공한 작가가 되기까지 그는 많은 아픔과 시련을 견뎌내야만 했다. 재일교포인 가네시로 가즈키는 철저한 마르크스주의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조총련계 초*중학교를 다니지만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고, 아버지의 전향과 함께 매국노 소리를 들으며 일본인 학교로 전학 간 후에는 일본인들로부터 차별을 받았다. 그리고 북한국적이라는 이유로 이지메를 당해서 국적을 한국으로 바꾸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현실에 충격을 받고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 이처럼 가네시로 가즈키는 일본사회에 온전하게 정착하지 못하고 방황하면서 외로운 유년기를 보냈다.  
 
그는 그 동안『레볼루션 no.3』,『go』,『플라이, 대디, 플라이』,『연애소설』,『speed』등의 작품을 발표했는데,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어디에도 속하기를 거부하며 자유롭고 유쾌하게 인생을 살아간다. 그리고 그 인물들에게서 저자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지난 3일에 개봉한 영화<플라이 대디>는 가네시로 가즈키의『플라이, 대디, 플라이』를 각색하여 만들어진 작품으로, 매력적인 배우 이준기와 연기파 배우 이문식이 주연을 맡아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아무런 문제없이 평범하게 살아가던 샐러리맨 장가필에게 어느 날 갑자기 시련이 찾아온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딸이 남학생에게 폭행을 당해 병원에 입원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그는 가장으로써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기는커녕, 그 녀석에게 사과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런 아빠의 모습을 보게 된 딸은 가슴에 큰 상처를 안게 된다.

장가필은 다시 딸과 아내의 든든하고 자랑스러운 가장이 되기 위해서 그 녀석에게 복수할 것을 결심한다. 그는 무작정 칼을 들고 그 녀석의 학교에 찾아갔다가 ‘더 좀비스’ 일당을 만나게 된다. ‘더 좀비스’ 일당은 장가필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자진해서 도와주겠다고 나선다. 그렇게 장가필은 나이에 비해 어른스럽고, 싸움도 잘하는 승석의 제자가 되어 40일 동안 혹독한 훈련을 받게 된다. 회사까지 휴직하고 훈련을 받는 동안 힘들어서 주저앉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사랑하는 딸과 아내를 위해 꾹 참고 견뎌낸다. 그리고 드디어 결전의 날이 다가오고 결국 그 녀석을 쓰러드린다. 장가필은 한 가정의 영웅으로 복귀함은 물론, 마음의 상처를 꽁꽁 숨겨두고 살아온 승석이의 영웅까지 된다.
 

▲ 영화<플라이 대디>의 영화 속 장면들









 

 

 

 

 

 

 

영화는 원작에 매우 충실하다. 이야기의 큰 줄기는 물론, 에피소드와 소설 속의 많은 대사들이 영화에 그대로 사용됐다.

장가필이 승석의 낡은 운동화를 보고 스니커즈를 사주는 장면, 승석이 불량배들과 싸우는 장면, ‘더 좀비스’가 훈련을 무사히 마친 장가필에게 딸의 친구를 데려와 그 날의 일을 들려주게 하는 장면 등의 에피소드가 영화에서 그대로 인용됐고, “기초란 뭐라고 생각해? 필요 없는 걸 버리고 필요한 것만 남기는 거야. 지금 아저씨 머리와 몸에는 쓸데없는 게 가득 들었어. 그래서 우선 기초다지기부터 시작해야해.”, “절대로 적에게서 눈을 ep서는 안돼! 설령 인사를 할 때라도.”, “자신의 인생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겠지. 애석하게도 말이야. 고작 반경 1미터 정도만 생각하고 태평하게 살다가 죽으면 행복할 텐데 말이야.” 등의 대사들 역시 그대로 인용됐다.
 
그래도 원작과 영화 사이에서 몇 가지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원작의 인물들의 이름과 영화 속 인물들의 이름이 다르다. 이는 일본 작품을 한국에서 각색했기 때문에 당연한 절차다. 그리고 원작에서 순신은 아가사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을 읽지만, 영화에서 승석은『체게바라 평전』,『자연이라는 개념』,『아리랑』등의 책을 읽는다. 또한 장가필이 결전을 벌이는 장소가 원작에서는 운동장이고 영화에선 체육관인데, 탁 트인 운동장에서 결전을 벌이는 원작이 영화보다 더 해방감을 느껴진다.
 
영화에서는 ‘더 좀비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최종태 감독은 “승석이와 그 친구들은 가네시로 가즈키의 전작『레볼루션 no.3』에 나왔던 인물들이다. 영화에서는 관객들이 영화만 보고도 이해가 될 수 있도록 그들의 이야기를 줄이고, 가족을 사랑하는 장가필에게 더 무게를 뒀다. 그리고 원작에서는 승석이 재일교포로 나오는데, 영화에서는 아버지의 부재와 영웅에 대한 갈구로 대변되는 캐릭터로 설정하여 영화에 대한 개연성을 살렸다.”라고 말한바 있다.
 
가네시로 가즈키의 작품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그렇다고 꼭 출간 된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의 작품 하나를 읽으면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어진다. 그만큼 가네시로 가즈키의 인물들은 매력적이고, 그 인물들이 펼치는 이야기는 유쾌하다. 읽을 당시에는 정신없이 재미있고, 다 읽은 후에는 따뜻한 무언가를 남기고 싶은 독자들에게 가네시로 가즈키의 작품들을 권하고 싶다.


송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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