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독서회 『샛별과 새빛』
어린이 독서회 『샛별과 새빛』
  • 관리자
  • 승인 2006.08.1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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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다은의 독사⑦

김다은의 독사: 막상 책을 읽고 싶은데, 책 선정에서부터 독서과정 자체가 캄캄한 경우가 있다. 김다은의 독사는 이미 책 읽는 재미와 방법을 터득하고 있는 다양한 독서모임을 소개하여, 새로운 독사문화의 길잡이가 되고자 만들어진 칼럼이다. 


영롱한 빛을 밝히는 어린이 독서회
  샛별과 새빛! 이름만큼이나 영롱하게 빛을 발하는 어린이 독서회가 있다. 1990년 7월 양천도서관 개관 초부터 지속된 것으로, 그 운영 시스템이 일반 독서회와는 구별된다. 도서관(관장 한규종)측에서는 1년에 1회 회원 접수를 받는데, 샛별반은 초등학교 2-3학년 30명, 새빛반은 4-5학년 30명으로 한정한다.
 양천지역의 많은 수요자들을 감안하여 해가 지나면 재가입할 수가 없다. 그런 관계로 독서회 자체는 고정되어 있지만, 독서회 회원은 매년 바뀌고 있는 셈이다. 이 독서 모임의 진행 방법도 특이하다. 어린이 각자 책을 읽은 후 토론을 하는 형식이지만, 이 모임에는 어른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도서관 어린이실에 근무하는 사서들의 지도로 이뤄졌지만, 수년 전부터 ‘강서/양천 동화 읽는 어른모임’의 회원들이 자원봉사로 독서를 지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두 명의 지도교사가 감독이나 감시의 역할로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명의 어른들이 독서회에 참가해 같이 책을 읽고 토론하고 심지어 같이 즐긴다고 한다. 

▲ 어린이 독서회 독서토론 광경

‘강서/양천 동화 읽는 어른모임’과의 만남
 본래 ‘강서/양천 동화 읽는 어른모임’은 어떻게 하면 어린이들과 친해질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강서지역과 양천구 지역 어른들이 같이 동화를 읽기 시작하면서 생겨난 것이다. 정향선 씨에 따르면, “독서 모임을 지속하면서 ‘내 아이’에서 ‘우리들의 아이’로 그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고, 결국 강서 도서관과 양천 도서관 내의 어린이 독서회에 독서를 지도하게 되었다”고 했다.
 ‘강서/양천 동화 읽는 어른모임’의 회원은 4-50명 가량으로 강서 도서관과 양천 도서관을 동시에 지도하는데, 양천구 도서관의 어린이 독서회에는 ‘독서지도 분과’의 정향선, 박명숙, 박귀영, 윤미루, 유영희, 정승례, 이미영, 서순영 씨 등이 참여하고 있다.
  샛별/새빛 어린이 독서회에는 회장이 따로 있지 않다. 양천 도서관 어린이자료실의 담당사서 채문자 씨가 샛별/새빛 어린이들과 ‘강서/양천 동화 읽는 어른모임’의 어른들을 연결하는 중요한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독서는 매월 선정된 기본서 1권과 참고 도서 1-2권을 읽고 토론한다. 기본서는 연초에 ‘강서/양천 동화 읽는 어른모임’에서 학년에 맞는 양서 및 적서를 선정하여 알려준다. 독서 포인트는 책 내용에 맞춘 관련학습 및 정서함양에 있다.
 발표자는 별도로 정하지 않으며, 선생님들의 지도 아래 모둠별로 토론 및 토의가 이뤄진다. 대강 자료 분석을 해보면 회원 개인당 1년에 10-30여권의 독서가 이뤄지고 있다. 전체 도서권수는 1991년-2006년까지 2개 독서회 총 300-1000여권(1개 독서회당 150-500여권)이 되나, 매년 회원이 바뀌기 때문에 전체 권수는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 어린이 독서회 담당사서 채문자씨

실제생활에 응용하는 독후활동
  어린이 독서회의 각종 독후활동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독후활동이란 독서 내용을 실제 어린이들의 취미활동이나 생활에 응용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독후활동에 필요한 재료비 등은 도서관에서 지원하고 있다. 가령, 2006년 6월 4일자 회의록을 바탕으로 독후활동을 살펴보면, 샛별 어린이 27명과 지도 교사 4명이 참가해 이춘희의 『아카시아 파마』를 읽었다.
 『아카시아 파마』의 내용을 요약하면, 호기심 많은 한 아이가 엄마 고데기로 퍼머를 하다가 머리를 태우고 만다. 이를 본 옆집 아이가 아카시아 동산에 데려가서 아카시아 줄기로 퍼머를 해준다. 하지만 이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비를 맞게 되고 퍼머는 풀리고 만다. 그래서 두 아이는 다음에 다시 아카시아 동산에 와서 퍼머를 하자고 약속한다.
 이 동화의 내용은 어른을 흉내 내는 아이들의 속성이 인공물보다 자연적인 환경에서 해갈되면서, 자연스럽게 또래 친구들과의 우정을 키워나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동화를 읽고 나서 지도 교사들은 어린이들에게 1. 아카시아나무의 생태, 잎 등에 대한 설명  2.아카시아 잎이나 줄기로 모양 꾸며보기 3. 동화 주인공들처럼 아카시아 줄기로 파마하기 4. 아카시아 잎으로 할 수 있는 게임 찾기 5. 기차 고무줄 등 전통놀이 등에 대해 알아보는 등 독후활동을 함께 즐겼다.
  마찬가지로 새빛 독서회의 독서 기록을 보면, 2006년 6일의 독서모임에는 27명의 새빛 어린이와 5명의 지도교사가 참가했다. 선정 도서는 보도 섀퍼의 『열세 살 키라』였는데, 이는 『열 두 살 키라』 후에 나온 책이다. 『열 두 살 키라』가 어린이들의 경제관념을 심어준 책이라면, 『열세 살 키라』는 외국에 공부하러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여러 과정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을 통해 어린이의 인격적 성숙을 도와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어린이들은 1. ‘축복노래’ 부르기, 2. 책을 통한 인격수양법 이야기하기, 3. 미니북을 만들어 자신의 인격수양을 위한 규칙 만들기 등의 독후 활동을 가졌다.

관심유도위해 다양한 프로그램 필요
  어린이 독서회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없지 않다. 어린이 독서회의 경우 어린이들의 의지보다 부모들의 의지에 따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어린이의 독서 흥미와 전혀 상관없이 일방적인 독서를 시작하게 될 우려가 있는 셈이다.
 일단 시작하면 대체로 흥미를 느끼긴 하지만 꾸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일반 성인독서회보다 더 많은 프로그램과 노력들이 요구된다. 고학년의 경우에는 하반기로 갈수록 학업 및 다른 이유들로 점점 결석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사실 회원 입장에서는 몇 년 혹은 평생회원의 개념으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고 1년에 한정되기 때문에 다른 독서 모임과 같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가지기 힘든 면도 있다. 또한 도서관의 입장에선 공공기관의 특성상 제한된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지역 어린이들이 고루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매해 회원을 바꾸는 행정상의 수고와 비용을 감수하고 있다.
 독서 모임은 월 1회 양천도서관 문화교실(1층, 5층)에서 이루어지며, 관련 문의는 양천도서관 어린이실 (tel. 2643-3806(121))로 하면 된다. 이 모임에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연초에 도서관내 혹은 홈페이지에서 접수기간을 확인하고, 접수일 첫날 접수하면 된다. 원하는 사람이 많은 관계로 접수 시작일 첫날 1시간 내에 접수가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책 토론 결과가 회의록을 통해 정리되고 있으며, 독후 결과물들이 어린이실 내 작품전시판에 한 달 동안 전시되고 있으므로,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은 이를 한번쯤 눈여겨보아도 좋을 것이다.

 

▲ 김다은(추계예술대 교수·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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