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행위와 합리성
사회적 행위와 합리성
  • 황인술
  • 승인 2008.12.12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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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생 논술교실 ⑥④
 
하버마스(jurgen habermas, 1929. 6. 18~)

▲ jurgen habermas     ©독서신문
독일의 철학자이자 북미 실용주의 사회비평이론학자로 파시즘이 사회를 지배하던 때 어린 시절을 보낸다. 파시즘 몰락을 직접 목격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 후 공개된 나치 강제수용소와 유대인 대학살 기록영화를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아 사회와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다. 사회학의 비판적 합리주의(알베르트, 호퍼), 해석학(가다머)의 방법논쟁을 통하여 마르크스주의에 결핍된 유연한 방법론적 기초를 제공하였다. 주요 저서에 『이데올로기로서의 기술과 과학』, 『사적(史的) 유물론의 재건을 위하여』 등이 있다.

하이데거 철학의 영향을 받았던 하버마스는 하이데거의 『형이상학 입문』이 1953년 수정 없이 간행되자, 철학과 정치가 한통속이라며 하이데거를 비판하고 하이데거 철학이 나치즘의 정치 이데올로기와 연루되었음을 폭로한다. 하버마스는 괴팅겐, 본, 취리히 대학에서 철학, 문학, 역사학뿐만 아니라 경제학, 심리학 등을 공부하면서 뢰비트를 통해 ‘청년 마르크스’를 알게 되고, 루카치의 『역사와 계급의식』,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의 『계몽의 변증법』을 읽고 충격적인 감동을 받았다. 졸업 후 저널리스트로 잠깐 활동하다 1956년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아도르노 조교로 있으면서 비판 이론의 정통 계승자의 길을 가기 시작한다.

1960년대 후반 신좌파운동이 전개되자 신좌파운동이 주장하는 철저한 사회변혁에 대해 옳은 방향이라고 지지하여 독일 학생운동의 이론적 지도자로 존경을 받게 된다. 그러나 학생 운동이 급진 과격화 양상을 보이자 현실진단과 실천방안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게 된다. 하버마스는 학생운동의 급진화 경향을 ‘좌파 파시즘’이라고 비판하여 당시 학생 운동 급진파와 대립 하였다. 1961년 『학생과 정치』 출간,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소에 참가여 쓴 『공공성(公共性)의 구조전환(構造轉換)』(1962)으로 하이델베르크대학교 교수, 프랑크푸르트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철학과 사회학을 강의하였다. 1963, 1964년 서독사회학회가 주관했던 ‘실증주의 논쟁’에 참여하여 실증주의를 비판하고 변증법과 비판 이론을 옹호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의 실증주의 비판과 비판 이론 옹호는 사회 운동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1969년에 『저항 운동과 대학 개혁』을 출간하고, 교수직을 사임하게 된다. 그 후 뮌헨 근처 슈타른베르크에 있는 ‘과학-기술 세계의 삶의 조건을 연구하기 위한 막스 플랑크 연구소’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에서 그는 과학과 기술이 자본주의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통해 『후기 자본주의의 정당성 문제』 (1973), 『역사적 유물론의 재구성』 (1976)을 출간한다. 1971년부터 1983년까지 막스-플랑크 연구소 소장, 1981년 『의사소통 행위 이론 1,2』 출간, 1983년 프랑크푸르트 대학 철학 교수로 취임했다. 이때부터는 현실에 대한 구체적인 발언을 많이 하게 된다. 「근대(현대)- 미완의 기획」(1980)과 『근(현)대에 대한 철학적 논의』(1985)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의 비합리주의와 보수주의적 경향에 대해 비판한다. 『사실성과 타당성』(1992)에서는 의사소통 행위 이론에 기초한 법과 민주주의적 법치 국가에 대한 토의 이론을 통해 ‘절차적 민주주의 이론’을 전개한다.

하버마스는 사회 민주주의가 한때 가졌던 유토피아적 에너지가 소멸되었다고 보면서도 현실적으로는 사회 민주당에 투표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성’과 ‘토론’에 기초한 휴머니즘과 사회 발전을 강조하면서 독일통일 후 최근의 ‘네오파시즘’ 또는 ‘신인종주의’적 경향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참고자료 : 박정호 외, 『현대철학의 흐름』, 동녘, 2002)
 

『의사소통행위이론』

21세기 화해의 시대가 되자 이성은 도구적 이성이라며 비판 받고 있다. 이성이 ‘만개한 시대’에 ‘이성의 철학자’ 하버마스가 ‘얼굴을 붉히지 않고는 합리성이라는 말을 입에 올릴 수 없는 사람들’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이성은 합리성의 기초가 되며, 기반이기도 하다. 하버마스는 이성이야말로 철학의 과제요 철학 자체와 다름없다고 봤다. 하버마스는 오늘날까지 철학적 탐구의 근본주제는 이성과 합리성 이라고 주장한다. 철학은 항상 그 출발에서부터 전체로서의 세계, 현상의 다양성 안에 있는 통일성을 이성 속에서 발견된 원칙들을 가지고 설명하려고 하였기 때문이다. 최근 포스트모더니즘과 탈구조주의 태동은 이러한 전통적인 이성과 합리성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고 현대 철학의 흐름으로 볼 때 극단적인 회의주의나 상대주의로 이들만으로는 보편타당한 객관적 진리를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하버마스는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인식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의 비판이론은 이념 비판과 계몽을 위한 이론 차원을 넘어 보편적 합리성에 대한 이론으로 평가된다. 『의사소통행위 이론』에서 전개된 방대한 그의 작업들은 시대와 장소를 떠나 어떤 특수한 영역을 초월하여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합리성에 대한 기준을 제공하고 있다.

하버마스는 자신의 합리성 개념을 행위이론과 연관해서 규정하고 있다. 특히 그가 말하는 합리성은 인식의 소유와 관계하기보다, 언어로 말할 수 있고 행위 할 수 있는 주체가 지식을 획득하고 사용하는 방법과 관계를 맺고 있다. 그는 ‘합리적’이라는 술어적 표현을 보충할 수 있는 주어를 찾을 때 우리는 우선 두 개의 후보개념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즉 지식을 관장하는 사람과 지식을 체현하는 상징적 표현, 언어적이며 비언어적인, 의사소통적 또는 비의사소통적인 행위들은 다소간 합리적일 수 있으며 남녀노소와 장관과 자동차 제작자, 기업체의 간부를 합리적이라고 부를 수 있다. 그러나 고기나 관목, 산맥이나 도로 혹은 의자를 합리적이라고 부를 수 없다. 또 우리는 잘못이나 지각, 정형외과 수술, 선전포고, 회의의 결론을 합리적이라 부를 수는 있으나, 사고, 복권의 당첨이나 질병을 합리적이라 부를 수 없다. 이처럼 하버마스는‘합리적’이라는 표현을 사람의 성질을 위한 술어로 사용하며, “이 사람들로부터 이러한 의견이 곤란한 상황에서도 기대될 수 있다”고 본다. 하버마스가 주장하는 합의에 대한 합리성은 두 가지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종래의 합리성은 보편적으로 인간이 갖고 있다고 전제되는 투명한 인식 기능으로 이성의 빛과 일치하는 것, 즉 이성의 빛에 따른 믿음이나 행동을 의미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정의는 추상적이고 막연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버마스의 상호 이해를 지향하는 의사소통적 합리성, 합의로서 합리성은 보다 구체적인 정의가 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우리가 무엇이, 어떤 견해가 합리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명백히 알 수 있고 규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하버마스의 합리성 이론의 중요성이 드러난다. 하버마스는 우선 합리성의 개념에 관한 좁은 의미의 인지적 이해를 주장한다. 먼저 우리가 목적 지향적 행위 안에서 명제적 지식의 비의사소통적 적용으로부터 출발할 때 인지적 도구적 합리성의 개념과 만나게 되는데, 이 개념은 경험주의를 넘어 근대의 자기이해에 두드러진 인상을 심어준 개념이다.

이와 반대로 우리가 담화행위 속에서 명제적 지식의 의사소통적 적용으로 부터 출발할 때 만나게 되는 의사소통적 합리성의 개념은 궁극적으로 자유로운 합의를 이룩하는 논증적 담화의 힘에 대한 함축적 개념을 갖는다. 합리성의 문제를 해명하려는 하버마스의 의도는 의사소통적 합리성의 개념을 형식(보편) 화용론적으로 밝히려는 시도에서 명백히 드러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 의사소통적 개념이 언어적 상호이해를 시작으로 분석 되어야 한다는 것이 합리성의 문제에 대한 하버마스의 일관된 문제이다. 결국 합리성의 문제는 행위합리성과의 연관성 속에서 다루어져야 하며, 행위합리성은 다시 의사소통적 합리성의 개념의 분석을 통해서 접근될 수 있으며, 의사소통적 합리성의 개념은 형식 화용론적 토대 위에서 언어적 상호이해를 실마리로 하여 해명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버마스는 앞에서 언급한 행위합리성의 두 가지 구분을 바탕으로 세 가지 세계개념과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행위의 세 가지 유형을 구분 한다. 이것은 실재 존재하는 사태들의 총체인 객관적 세계(목적 행위), 정당하게 규정된 사회적 관계들의 총체인 사회적 세계(규범으로 규제되는 행위), 행위자 자신이 특권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내적 경험의 총체인 주관적 세계(연출 행위)가 바로 그것이다. 이 세 가지 행위개념에서 보듯 하버마스는 이제까지의 사회행위이론들이 세 세계 중 어느 하나만을 취급함으로써 합리성의 복합적 구조를 제대로 해명 하지 못했음을 비판한다. 따라서 하버마스는 이들 세 가지 행위 개념 외에 자신의 의사소통적 행위 개념을 추가로 제시하고 있다.(출처-권점수,「이성과 대화의 변증법」, 중앙대 교육대학원 석사논문, 2002)
 

논제

▲ 황인술 교수     ©독서신문
현대 사회의 합리성에 대하여 논술하시오.


우리의 의지는 실제로 소망과 가치에 의해 이미 확정되어 있다. 그것은 오직 수단 선택 및 목표 설정 대안들의 측면에서만 더욱 상세하게 규정될 수 있다. 관건이 되는 것은―자전거 수리이든 아니면 병의 치료이든 간에―오직 적당한 기술과 돈을 마련하는 전략이며, 휴가 계획과 직업 선택을 위한 기획이다. 예를 들면 합리적 선택 이론의 형태가 그것이다.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의 물음이 실용적 과제들과 관련될 경우에는 효율성의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관찰과 연구, 비교와 계산이 적절하다. ―하버마스, 『담론윤리의 해명』(출처- 고려대 2002년 전시 논술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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