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움직이는건 사람의 마음”
조선왕들의 행동에 대한 심리적 접근
조선왕들의 행동에 대한 심리적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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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드라마는 픽션이다. 작품 나름대로 철저한 고증을 거친다고 하지만 실존 인물들을 그대로 그려낼 수는 없는 일 아닌가. 하지만 실제로 접할 수 없는 인물들을 대역을 통해서라도 접근하고 그 때의 상황들과 그들의 삶, 그리고 서로간의 심리묘사를 보면서 우리는 큰 재미를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누다심의 심리학 블로그』로 심리학의 대중화를 꾀했던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이러한 역사적 인물들, 조선 시대의 왕들의 내면을 이야기한다. 자신의 전공분야인 심리학적 접근으로 유난히도 굴곡이 많았던 조선왕들의 행동들을 분석한다.
이 책은 조선의 첫 시작을 열었던 태조의 이야기부터 시작하고 있다.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게 됐던 시대적 배경을 설명하면서 ‘나약한 아버지(태조)와 결단력 있는 아들(태종)’이라는 주제,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양가감정, 공격성, 승화라는 심리학 코드를 이끌어 낸다.
‘삼전도 굴욕’의 주인공 인조에게선 왕위에 오르자마자 겪었던 이괄의 난을 굴욕의 원인으로 말한다.
오랑캐라고 무시하던 청 태종에게 머리를 숙였던 인조. 그는 이괄의 난을 통해 주변 인물들은 자신을 공격하는 사람과 공격하지 않는 사람으로 이분화 되는 망상을 하고 나아가 전쟁과 같은 국가적 위기에 닥쳤을 때 ‘피신’이라는 극단적 행동 즉, 인지협착을 보인다.
한 나라를 다스리는 입장에 놓였던 왕이지만 그들도 사람이기에 남들과 똑같은 심리적 영향을 받았을 것이며, 이러한 영향들이 나라에 미쳐 역사를 좌지우지 했다는 것은 이 책이 행하고 있는 심리학적 접근이 단순한 분석이 아닌 기존 역사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라는 것을 이야기 한다.
배반과 복수, 사랑과 증오, 자기애와 열등감이 가득한 이 책은 기존의 어려운 역사서가 아닌, 그렇다고 흥미위주의 야사가 아닌 재미있으면서도 내실이 가득 찬 역사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 심리학으로 보는 조선왕조실록
강현식 지음 / 도서출판 살림 펴냄 / 300쪽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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