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키오
도키오
  • 독서신문
  • 승인 2008.10.27 16: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과거로 돌아가 23세의 젊은 아버지를 만나다

▲     © 독서신문
선천적으로 그레고리우스 증후군이라는 불치병을 안고 태어난 도키오는 몸의 각 부위가 점점 장애를 일으켜 마비되면서 결국 십대에 짧은 생을 마감하게 되는 인생을 타고났다. 건강하던 도키오도 결국 점점 부분적으로 장애를 시작하다가 급기야 열일곱 살 무렵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다. 그런 아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도키오의 아버지, 미야모토 다쿠미는 23년 전에 만났던 소년과의 추억, 가진 것은 젊음과 청춘뿐이었던 시절을 떠올린다.

한편 지병이 심각해진 도키오는 시간 여행을 떠나게 된다. 몸은 현재 식물상태로 숨만 쉬면서 영혼은 과거의 아버지를 만나러 간 것이다. 그 이유는 단 하나다. 태어나게 해주어서 감사하다고, 자신은 행복했다고. 자신의 아버지에게 그 말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막상 만난 아버지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처럼 유능하고 인자한 남자가 아니었다. 다쿠미는 시대의 낙오자로 입만 열면 크게 한판 벌이겠다고 허세를 떨지만 일이 잘못되면 아기였던 자신을 내버린 어머니를 원망했다. 그렇게 비전도, 열정도 없이 젊은 날을 보내고 있는 다쿠미에게 도키오는 다가간다. 자신의 이름을 도키오라고 밝히며 다쿠미를 잘 알고 있으며 모든 것은 자신의 아버지가 말해주었다고 말한다. 갈 곳 없는 도키오를 받아준 다쿠미는 어쩐지 이 낯선 청년에게 애틋한 감정을 느끼며 스스로도 의아해한다.

도키오는 아버지의 새로운 모습에 낯설어하면서도 새로 쌓게 된 추억에 기뻐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아버지의 삶을 바꾸려 노력한다.

그렇게 열일곱의 생애와 아버지를 만나러 시간 여행을 시작한 두 달, 그에게는 그것이 인생의 전부였지만 후회하지 않았다. 과거의 아버지를 만나기 전에도, 만난 뒤에도 자신의 삶을 비관하지 않았다. 내일만이 미래가 아니기에, 자신을 기억하는 이가 남아 있다면 자신의 미래 역시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다. 도키오는 그 사실을 철없는 아버지에게 전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일본 아이돌 그룹 ‘아라시’의 사쿠라이 쇼가 주연한 드라마 <도키오, 아버지에게로의 전언>의 원작소설로 본디 추리소설 작가로 이름을 알린 히가시노 게이고가 이러한 감동을 전달할 수 있음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설정을 실제 일어난 일처럼 등장인물의 심리와 행동을 하나하나 섬세하게 처리해내고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 작품은 ‘만약 내가 23살을 살고 있는 아버지를 만난다면 어떤 행동을 보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유쾌한 감동 속에서 어찌보면 심각한 난제를 독자들에게 안겨주고 있다.

 

■ 도키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오근영 펴냄 / 창해 출판사 펴냄 / 478쪽 / 12,000원

 

/ 유병철 기자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