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부가 즐겁다~
10년 전,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라고 말한 자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 말을 듣고 “공부가 가장 쉽다고?” 하며 어의 없어했지만, 그의 사연을 듣고 나서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나는 공부가 즐겁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고3 수험생, 취업 준비생, 고시생들이 들으면 ‘헉’소리를 내며 반문하겠지만, 이들은 공부를 어렵고 힘들게 대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즐기는 놀이처럼 한다면, 누구라도 즐기면서 공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나는 왜 공부를 하는가?” 라는 물음에 대한 우리 시대 공부달인 30인의 진솔한 공부분투기를 담고 있다. 책에서 저자들은 학창시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걸어온 공부의 길과 이에 얽힌 숨은 일화를 소상히 밝히고 있다.
공부밖에 잘할 게 없었는데 순전히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단 하나의 재능까지도 봉쇄하려는 사회와 싸워 이기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는 장영희 교수, 주부가 되어 십년간 신문 한 장 제대로 읽지 않다가 오랫동안 묵혀온 지적갈증으로 만학의 길에 올라 학자가 된 정옥자 서울대 교수, 어린 시절 책에만 빠져 평범한 학교생활을 하지 못하다 늦깎이 공부로 고위 공직에 오른 김동회 대전지방노동청장, 하도 공부를 안 해서 아버지가 우물가에 내다버리려고까지 했다는 이재호 성균관대 명예교수, 자연의 아이로 자라면서 오늘 배운 것이 내일이면 쓸모없어지는 새로운 삶 속에서 공부의 참의미를 발견한 윤구병 선생, 미지의 공룡 세계에 매료되어 공룡의 흔적을 찾아 전국을 누비는 이융남 한국자질자원 연구원 선임연구원 등 평생 공부하는 삶을 살게 된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내고 있다.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공부달인들이 공부를 즐길 수 있게 되기까지 기울인 노력과 공부에 대한 그들의 순수한 열정을 느낄 수 있다.
김열규, 장영희 외 지음/ 위즈덤하우스/ 268쪽/ 11,000원
독서신문 14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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