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히 우리는 세계화가 20세기에 시작됐다고 믿는다. 교통수단이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인터넷이 탄생하면서 ‘지구촌’이라는 이름도 이 때 나왔기 때문이다. 세계화는 현대에 이르러서야 발생한 현상이라는 말은 맞는 말일까. 지난 30년간 중국사와 세계사, 문명 교류사를 연구해 온 저명한 역사가 발레리 한센은 최초의 세계화는 기원 후 1000년 무렵에 일어났다고 주장한다. 그는 요나라와 송나라가 맺은 전연의 맹, 카라한 왕조의 호탄 정복, 바이킹의 아메리카 상륙 등 같은 시기에 일어났지만 아무런 연관이 없어 보이는 사건들에서 공통된 흐름을 포착한다. 천년 전 세계화의 현장은 어떤 모습일까. 저자는 천년 전의 삶은 지금 우리의 삶과 놀랍도록 닮아있다고 말한다.
■ 1000년
발레리 한센 지음 | 이순호 옮김 | 민음사 펴냄 | 488쪽 | 2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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