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영화가 묻고 심리학이 답하다
[책 속 명문장] 영화가 묻고 심리학이 답하다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1.12.20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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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사르트르는 연인들이 느끼는 이러한 딜레마의 핵심을 짚어내기도 했다. ‘연인은 상대를 하나의 대상으로 소유하려 하는 동시에, 상대가 자유로운 존재로 남아서 자신을 자유의지에 따라 사랑해주길 바란다’는 것이다. 조작할 수 없는 것을 조작하고, 강압할 수 없는 것을 강압하려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사랑은 진정한 관계의 교류가 아닌 엉뚱한 방향으로 뻗어나가고 만다.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사랑의 최종 형태는 아닐 것이다. 모든 연인은 상대방에 대한 권리를 어느 정도 갖길 원하지만, 그럼에도 상대방이 작위적인 방법을 통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자신을 사랑해주기를 원하기 마련이니까.<27쪽>

이처럼 모든 사람은 여러 가지의 끈으로 서로 연결되어 살아가게 된다. 어떤 끈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단단히 얽매여있고, 또 어떤 끈은 내가 아무리 혼신의 힘을 다해도 견고하게 연결되지 않으며 자꾸 흘러내린다. 어떤 끈은 우연히 발끝에 채는 길거리의 돌부리처럼 그저 내 옆구리를 툭 치고 지나가기도 한다. 그리고 그 다양한 끈을 따라서 우리의 욕망이 흐른다. 많은 경우에는 그 욕망의 흐름에 따라 삶이 결정되기도 한다.<74~75쪽>

동물은 인간이 되기를 열망하고 인간은 동물이 되기를 열망한다. 세상에는 완전히 악한 사람도, 완전히 선한 사람도 없으며, 모든 것은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하고 흘러가며 윤회한다. 우리는 종종 시간을 되돌린다면 모든 것이 나아질 거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우리는 자신의 선택들을 통해 만들어진 존재다. 내가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는 언제나 남을 수밖에 없다. 때론 잘못된 선택을 통해 배워나가면서 그만큼 성장하고 오늘 조금 더 나은 인간이 되는 것일 테다.<155쪽>

우리 사회에서도 보다 견고한 자아를 갖추어 퇴행을 멈추고 성숙해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괴롭더라도 우리가 가진 수많은 문제를 직시하고, 참모습을 받아들이며 인정하는 것이 그러한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모든 정신치료의 시작처럼 말이다. 그래서 우리 사회를 반영하고 있는 영화에서도 퇴행한 사회의 가학적인 쾌락보다는 어렴풋하게나마 희망의 여운을 안고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217쪽>

[정리=송석주 기자]

『보이지 않는 것에 의미가 있다』
김혜남 지음 | 포르체 펴냄 | 232쪽 |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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