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자에게 성매매는 불법 아니다?
자유주의자에게 성매매는 불법 아니다?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1.01.19 13: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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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충남고등학교에서 강연 중인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진=박범계 TV]
2012년 4월 충남고등학교에서 강연 중인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진=박범계 TV]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성매매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궤를 같이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록이 없어 정확히 확인되진 않지만 원시시대부터 물물교환의 일환으로 식량과 성(性)이 교환됐다는 가설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 매춘부의 존재가 문서로 처음 확인된 건 고대 그리스의 역사서를 통해서인데, 그에 따르면 당시 그리스·로마 사회에는 매춘부에게 (일반인과) 구분되는 옷을 입혔고, 세금도 부과했으며, 중세 시대에 이르러서는 집단을 이룬 ‘매음굴’도 등장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 시대 가무를 담당하던 유녀가 제도화된 성매매의 효시로 여겨진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지녔지만, 지금은 불법인 성매매가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지난 14일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2012년 4월 당시 아들이 재학 중인 충남고등학교에서 특강을 진행했다. 그 자리에서 박 후보자는 마이클 샌델의 책 『정의란 무엇인가』를 거론하면서 “자유주의자인 나(박 후보자 측은 본인이 자유주의자라는 게 아니라 감정이입이었다고 해명)는 내가 내 돈을 가지고 성을 파는 여자에게 ‘내가 성을 살 테니 성을 파시오’라고 제안을 했고 그 여자는 돈이 필요해서 성을 제공하는 대신 돈을 받았고... (그렇게) 합의에 의해서 성행위를 하는 거예요. 자유주의자인 나는 그게 정의다, 아니다 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을 해요. 근데 국가가 법으로 그건 정의가 아니기 때문에 해서는 안 된다고 금지를 해요. (중략) 여러분은 집에 가서 무엇이 정의인지 생각해보기 바라요”고 발언했다. 국내법상 성매매가 불법이긴 하지만 자유주의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니 정의의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보라는 말이다.

해당 발언은 고등학생에게 적절했는지를 놓고 논란에 휘말렸지만, 사실 원칙적으로 잘못된 말은 아니다. 대개의 자유주의자는 성매매의 불법화에 반대 의견을 표한다. 다만 자유주의자 진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서 약간의 차이점이 엿보인다. 먼저 자유주의자는 개인을 향한 사회(제도·전통·규범)의 최소 간섭을 주장하는 이들이다. 보수주의자들이 성매매를 ‘출산, 결혼, 사랑에 이르지 않는 성욕과 성행위는 인격을 파편화하기 때문에 부도덕하다’고 보는 것과 달리 자유주의자들은 성매매를 일상적인 행위로 간주한다. 그들에게 성매매는 성적 욕구를 지닌 사람과 재정 욕구를 지닌 사람이 서로의 욕구를 교환하는 ‘상거래’일 뿐이다. 실제로 미국의 자유주의 사회철학자인 로버트 노직은 성매매에 있어 ‘개인 간 합의에 있어 기만, 강제, 폭력’만 없다면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봤다.

다만 모든 자유주의자가 성매매를 긍정하는 건 아니다. 책 『처음 읽는 윤리학』에 따르면 그 안에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데, 먼저 ‘쾌락 중심의 자유주의’는 성매매의 불법화에는 반대하지만, 한쪽(돈을 받고 성을 제공하는 사람)의 ‘쾌락’이 무시되기 때문에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반면 ‘자율성 중심의 자유주의’는 성매매는 돈벌이를 위한 ‘육체노동’이며 자발적 원함에 의한 거래라면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본다. 성매매의 불법화에는 동일하게 반대하지만, 가치 판단에 있어서는 차이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는 이론일 뿐 현실에 적용하는데 고려할 점이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거래의 기초가 되는 동등한 자격이다. 모든 상거래에는 더 아쉬운 쪽과 덜 아쉬운 쪽이 있기 마련이지만, 특히 성매매에는 불평등 요소가 큰 영향을 미친다. 분명 본인 선택으로 성매매에 발을 들였지만, 그 뒤에는 그런 상황으로 내몰렸던 (경제적·정신적) 사정이 존재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그런 선택은 늪으로 작용해 마치 마약처럼 한 인간을 궁지로 몰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성매매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자발적인 계약 행위로 보이는 행위도 그 행위를 발행시킨 구조를 고려할 때 매우 불평등하고 부당한 결과를 함축하고 있다면 부정적인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유주의 철학자 존 롤스 역시 “개인 간 자율적 합의 외에도 사회구조의 정의로움과 기본적인 인권이 모두 고려돼야 성행위의 도덕성을 판단할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생물학적 혹은 사회적) 죽음에 직면한 절박한 사람에게 ‘나와 성관계를 해준다면 도움을 주겠소’라고 제안해 이룬 합의와 결과는 용납되기 어렵다는 말이다.

한편, "아침마다 뭔가 불끈불끈하지? 밤마다 부르르 떨리고 그러지?" “학생들에게 전하기 부적절한 내용이었다”는 지적에 박 후보자 측은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시민단체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는 지난 15일 인권위에 “더불어민주당이 박 후보자를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고 박 후보자는 인권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진정을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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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제성 2021-01-19 20:21:44
맞는 말이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