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어느 여성노동자의 자전적 에세이 『빼앗긴 일터, 그 후』
[리뷰] 어느 여성노동자의 자전적 에세이 『빼앗긴 일터, 그 후』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0.10.14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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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70년대 ‘민주노조의 전설’로 불리는 원풍모방 노조에서 활동하다 80년 신군부 하에서 해고된 저자가 그때부터 오늘까지 통과해온 시간들을 돌아보는 자전적 에세이다. 그러므로 이 책에 실린 이야기는 어느 여성노동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일상이면서 동시에 엄혹한 시대에 대한 섬세한 통찰기다.

70~80년대는 군사정권이 정상적인 노조 활동을 억압하고 말살한 일이 많았다. 그 대표적인 예가 78년 ‘동일방직 사건’과 79년 ‘YH 사건’이다. 이 책의 저자는 특히 동일방직 사건에 연대 항거한 ‘부활절 사건’으로 구속되는 등 젊은 시절 노동운동의 한 가운데에서 분투하고 투쟁했다.

50년대 말 빈농의 딸로 태어나 70년대에 산업전선에서 일하다 민주노조운동 과정에서 투옥, 해고되며 지난한 인생을 살았던 저자의 이력은 70년대 많은 여성노동자, 여성노동운동가들의 삶의 궤적과 맞닿아 있다. 민주화의 초석이 된 그들은 지금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있는가? 이 책은 바로 그 질문에 관한 답이다.

저자는 “이제 보이지 않는, 기억도 희미한 그 때, 그리고 이어져온 우리의 시간을 공감해주길 바라는 건 욕심일까. 보이지 않는다고 그 시간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른 모습으로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한다.

이어 “원고를 써가는 동안 순간순간 부끄러움이 일었다. 드러냄과 감춤을 교묘히 배치하고, 축소하거나 슬쩍 외면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중과 아낌으로 이어온 연인들에 새삼 고마움을 느낀 귀한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어느 여성노동자의 개인적 삶과 그가 놓였던 사회적 삶을 통해 역사 저편에 사라진 시간, 그리고 연연히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이 오롯이 담긴 책.

『빼앗긴 일터, 그 후』
장남수 지음│나의시간 펴냄│318쪽│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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