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누구든 지난해 영화 한 편 정도는 봤을 것이다. 그러나 그 영화를, 혹은 영화들을 정말 제대로 ‘봤는지’는 돌아봐야 한다. 한 영화 안에는 한 번 봐서는 쉽게 파악하기 힘든, 감독이 숨겨놓은 수많은 상징과 사회적 의미가 있다.
지난해 개봉한 국내외 영화를 다시 한번 심도 있게 되돌아볼 수 있는 책이 있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가 1969년에 시작해 30년째 매년 12월 31일 출간하고 있는 『영화평론』이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원들의 글과 영평상(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평론상 수상작을 담는다.
『영화평론』의 이번 호는 지난해 활발했던 페미니즘 운동으로 초반부를 시작한다. 송효정 영화평론가의 「페미니즘 영화비평, 물결의 도래에서 리부트까지」는 페미니즘 운동이 역사적으로 영화 평론에 미친 영향을 돌아본다. 남유랑 영화평론가는 「한국영화, 지리멸렬한 가부장 이데올로기」에서 한국영화를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살피는 것에 대해 말한다. 손시내 영화평론가는 「동시대 한국영화가 여성을 다루는 이상한 경향들」에서 한국영화가 어떤 식으로 여성을 다루는지를 고찰한다.
중반부는 이창동과 김일란, 장준환의 감독론을 각각 안숭범, 이승민, 이용철 영화평론가가 다루며, 송경원 영화평론가는 2018년 청룡영화상과 대종상 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을 받은 전고운 감독의 영화 ‘소공녀’를 분석한다. 후반부에는 지난해 상영된 국내외 영화 다수를 여러 평론가들이 돌아본다.
올해는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일 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가 탄생한 지 10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1960년 4·19혁명의 영향을 받아 ‘영화가 세상을 바꾼다’는 비전 아래 세워진, 오랫동안 우리 사회와 함께해 온 한국영화평론가협회의 정신을 맞이해보자.
『영화평론』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지음│별출판사 펴냄│215쪽│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