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에서 어느 한 순간 빛이라고 할 만한 시간은 없었다."
"내 삶에서 어느 한 순간 빛이라고 할 만한 시간은 없었다."
  • 독서신문
  • 승인 2015.03.1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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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論語) 익는 마을

[독서신문] 君子懷德 小人懷土 君子懷刑 小人懷惠(군자회덕 소인회토 군자회형 소인회혜: 군자는 덕을 생각하고, 소인은 토지<편안한 처소>를 생각한다. 군자는 법을 생각하고, 소인은 은혜를 생각한다.) -里仁편-

군자는 남을 위해 봉사할 자세를 가지고 있다. 자기가 잘못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인은 물질적인 이익을 생각한다. 자기가 잘못했음에도 처벌 대신 은혜를 베풀어주기를 바란다. 덕은 물질적 향락보다 정신적 향락을 누리는 것이다.

"형체가 있는 것은 파괴되기 쉽지만, 형체가 없는 것은 없어지기 어려운 것이다. 자기가 자기 재물을 사용하는 것은 형체로 사용하는 것이요, 제 재물을 남에게 베풀어주는 것은 정신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된다. 물질로서 물질적 향락을 누리면 해지고 파괴되는 수밖에 없지만, 형체 없는 정신적 향락을 누린다면 변하거나 없어지는 낭패를 당하지 않는 법이다. 그러므로 재화를 비밀리에 숨겨두는 방법으로는 남에게 베풀어주는 것보다 좋은 것이 없다. 도둑에게 빼앗길 염려도 없다. 불에 타버릴 걱정도 없고, 소나 말이 운반해야 할 수고로움도 없이 자기가 죽은 뒤까지 지니고 가서 천년토록 꽃다운 이름을 전할 수 있으니, 세상에 이보다 더 큰 이익이 있겠는가?"

이 글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두 아들에게 쓴 편지의 일부다. 질적 향락보다는 정신적 향락을 누리라는 부모로서의 당부다.

군자는 남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산다. 지난 2011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중국집 배달원 고(故) 김우수 씨의 이야기는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그는 중국집 배달원 생활을 하며 강남의 한 고시원에서 혼자 어렵게 살았다. 그러면서도 매달 5만~10만원을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들에게 후원했다. 당시 그의 월급은 70만원 수준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눔 앞에서 가난은 결코 장애가 되지 않았다. 내 삶에서 어느 한 순간 빛이라고 할 만한 시간은 없었다. 그러나 아이들을 도울 때만큼은 내 삶에서 가장 빛나고 행복한 순간이다."

비난은 그 어떤 것이든지 소인이 하는 짓이다. 어찌보면 비난은 중독이라 할 수 있다. '다시는 비난하지 말자' 맹세하여도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남을 비난하는 스스로를 보게 된다. 깜짝 놀라 멈추려 하지만 이미 쏟아져 나온 말을 어찌할 수 없다. 그러다보니 마치 에스컬레이터를 탄 것처럼 저절로 미끄러져 간다.

소인은 '화를 내지 말자, 원망을 담지 말자'고 하지만 되풀이된다. 결국 비난도 화도 원망도 중독돼 일어나는 것이다. 마음 다스리는 공부를 하여 심신이 바르게 된 사람은 이를 이겨나간다. 그게 군자인 것이다.

선조를 원망치 않고 백의종군의 길에 나선 이순신이 바로 군자의 표본이라 하겠다. 장렬하게 돌아가신 이인호 소령이나 강재규 소령도 호국 군자의 맥을 잇는다 하겠다. 해사 11기생인 이 소령은 월남(베트남)전에 참전하여 투망작전 중 베트콩이 던진 수류탄을 몸으로 덮쳐 산화했으며, 강 소령은 월남으로 파병되기 전 수류탄 투척 훈련을 하던 중 병사가 실수하여 수류탄이 병사들 사이로 떨어지자 몸으로 수류탄을 덮쳐 부하들의 생명을 구했다.

우리의 말과 행동은 생각에서 나온다. 생각을 오래하다 보면 저절로 말이 나오게 되고 생각과 말을 오래하다 보면 행동으로 옮겨지게 된다.

한 범죄학 자료에 의하면 살인자가 상대를 살해할 때까지 1만 번 이상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고 한다. 한 생각 한 생각이 모여서 업을 이룬다고 불교에서는 말한다, 나쁜 생각은 한 번 이상 하지 말고 좋은 생각은 천만번이라도 하여야 한다.

우리는 간혹 약자일 때는 군자의 도를 따지며 상생의 정신을 부르짖던 사람이 어느 날 권좌에 오르게 되면 배타적이고 압제적인 태도로 상대를 우습게 여기는 경우를 보곤 한다. 이런 사람을 소인이라 부를 만하다. 군자의 도에는 강자나 약자가 없다. 남녀노소, 권력을 쥔 자, 권력이 없는 자, 스승과 제자. 선배와 후배 모두가 갖추어야 할 정신인 것이다.

공자의 제자인 자장도 이렇게 말하였다. "소인들은 허물이 있으면 반드시 꾸며서 합리화한다(子夏曰 "小人之過也, 必文). 자장은 또한 '공로가 있어도 자랑하지 않고, 높은 벼슬에 올라도 좋아하지 않고, 가난하고 천한 자를 만나도 업신여기지 않는다'라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다 하니 곰새겨 볼만한 말이다. / 윤진평('논어익는 마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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