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교육 변할까
일본교육 변할까
  • 독서신문
  • 승인 2014.09.2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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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에세이'
▲ 이하빈 작가

[독서신문] 일본의 대학 입시제도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대학에 들어가는 2021년 ‘대수술’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공교롭게도 2021년에는 한국에서도 교육제도의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문-이과 통합 교육의 첫 대학입시가 치러질 가능성이 있는 해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아직 문-이과 통합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고 있지 않지만 최근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한국의 수능에 해당하는 센터시험의 개혁이다. 1년에 한 번 치러지는 센터시험의 기회를 여러 차례 주거나 아니면 대학교에서 다방면으로 수험생을 평가하는 제도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수능처럼 일 년에 한 번으로 제한된 센터시험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일본인들은 최근 들어 조금씩 시각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공평하다고 생각했던 센터시험을 오히려 수험생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는 행정 편의적인 획일성의 산물로 여기는 학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초-중-고 12년간의 지식을 한 번의 시험으로 평가하는 것이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공평한 것이 아닌 불공평, 불공정한 입시제도라는 것이다. 부모의 경제력이 학생들의 능력이 돼 입시 점수에 반영되는 현실을 결코 정상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고 꼬집기도 한다.

미국의 수능인 SAT와 한국의 수시 제도를 효율적으로 벤치마킹하려는 것일까? 일본에서는 한국의 대학입시 하면 수능을 떠올려서 수시 제도에 대한 소개는 별로 찾아 볼 수 없지만 미국의 SAT는 자주 매스컴에 오르내리고 있다.

고2부터 시작을 해 고3 1학기까지 7회 정도 실시되는 SAT가 센터시험의 대체 모델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수험생 자신의 평가와 사회적 평가를 가능한 한 일치시키기 위해서는 센터시험 횟수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양한 능력에 대한 평가의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한국의 수시에서는 이미 일반화 돼 있는, 수험생 자신의 특기를 부각시킬 수 있는 포트폴리오 작성과 대학 강의에 대한 이해 능력, 전공 분야에 대한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한 평가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의 하버드대처럼 인생의 역경을 견디고 버텨낸 학생들에게 먼저 대학의 문을 열어줘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경제적인 힘을 등에 업고 떠밀려 공부해서 얻은 성적이 아닌 자발적 성취를 이뤄낸 학생들에게 미래의 상아탑을 맡겨야 근본적인 교육 개혁이 가능하다는 것.

일본의 2021년 교육개혁은 부모의 능력을 바탕으로 한 ‘초·중·고의 학력-센터시험의 점수-명문대 합격’으로 이어지는 공식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첫 삽이 될 가능성이 있다. 과연 개성과 적성을 무시한 점수로만 평가되는 입시제도 개혁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까? 비슷한 교육 궤적을 걷고 있는 한국에서도 관심을 가져볼 만한 일이다.

/ 도쿄(일본) = 이하빈(르포 작가, 동경싱싱아카데미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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