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네코’에 대한 단상
‘야마네코’에 대한 단상
  • 독서신문
  • 승인 2014.09.01 16: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시 해설'

                                                                  김 종 섭

 

절해고도 대마(對馬) 누가 이곳에 역사를 새겼을까
바위 속에서 숨 쉬는 샘, 사람들의 한숨
그들에게 칼을 주고, 문자를 주었으나
마침내 그 칼에 베이고, 그 문자에 능욕당하고
땅덩어리마저 내어주었으니
이제 와서 경탄의 눈으로 산과 바다, 나무와 파도를 부러워하며
면암선생, 덕혜옹주, 숱한 통신사들의 자취를
비분강개하는 어리석음이라니
보이지 않는 저 교활한 살쾡이, 야마네코
등 뒤에 숨어서 말의 갈기를 할퀴듯
오늘 우리는 이즈하라의 깊은 밤거리를 사냥하는 것이다.
야성의 눈빛, 앙칼진 교태 하나 찾지 못하고
밤새도록 비바람 몰아쳐 대나무 부대끼는 소리
을씨년스런 까마귀 울음, 솔개의 음흉한 저공 탐색
긴 이방의 밤은 끊임없는 파도에 무너졌다 깨어나고 또 일어서고
불면에 겨운 대마도의 기억 답답하고 스산한 시공의 직조음(織造音) 뿐이다.

 

[이해와 감상]

한민족의 진한 숨결의 의미 추구

▲ 김종섭 시인

부산 앞바다에서 엎어지면 코가 닿을 섬이랄까, 이른바 일본령로 되어오는 대마도(對島島, 쓰시마)는 본래 신라땅이었다(『동국여지승람』 등).

김종섭 시인은 우리 조상의 발자취 역력한 대마도를 두루 돌면서 이 섬에 짙게 서려있는 한민족의 숨결을 릴리시즘 수법으로 메타포(은유)하면서 강력한 메시지를 담은 가품(佳品)을 보인다. 즉 “면암선생, 덕혜옹주, 숱한 통신사들의 자취를/ 비분강개하는 어리석음이라니/ 보이지 않는 저 교활한 살쾡이, 야마네코/ 등 뒤에 숨어서 말의 갈기를 할퀴듯/ 오늘 우리는 이즈하라의 깊은 밤거리를 사냥하는 것이다”고 역사에 고발한다.

‘이즈하라’는 대마도의 항구 도시이자 ‘야마네코’(山猫)가 오랜날 조선을 삼키며 들끓었던 주터전다. 이 곳에는 해신신사(海神神社) 사당도 엄존한다. 이 사당의 일인 신관(神官)은 ‘가이진(海神)신사’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김영미 교수(시인)는 지적한다. 본래 이 곳은 7세기 초부터 백제왕인 박사의 신주를 모셨던 사당으로 일인들도 ‘와다쓰미신사’(海神神社)라고 왕인박사를 찬양했던 예터전이기도 하다. ‘해신(海神) 와다쓰미’의 발자취는 6세기에 왕인박사가 그 당시 백제인 터전이던 일본으로 건너가실 때 장기간 체재한 곳이어서 우리 후손들이 왕인박사 신주를 모시고 ‘해신’으로 받들었던 곳. 그것 또한 야마네코들의 신라 영토 은폐책으로서 임진왜란 당시 우리 영토를 강점한 것이었다.

/ 홍윤기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국학과 석좌교수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