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 굴드만의 음악세계
캐나다 출신의 글렌 굴드는 어릴 때부터 신동으로 주목받았고, 1955년에 발표한 바흐의 <골든베르크 변주곡>녹음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평생을 우울증에 시달렸고, 청중 앞에서 연주하는 것을 두려워했던 그는 급작스러운 뇌졸중으로 50세라는 이른 나이에 사망했다.
연주자로서 ‘글렌 굴드 사운드’라는 자신만의 독특한 소리를 가지고 있었던 그는 화려한 쇼맨십은커녕 박수 받는 것조차 내켜하지 않았다. 갖가지 기묘한 버릇이 있어 괴짜로 불렸으며 오랜 세월 이상한 증세에 시달리며 약에 의지해 살았던 까닭에 그의 무대생활은 극히 짧을 수밖에 없었다.
심리학자이자 의사인 이 책의 저자는 굴드의 음악에 대해 많은 의문을 제기하며 그의 화려한 명성 뒤에 숨은 에너지와 모순을 파헤쳤다.
이 책은 굴드의 출생부터 죽음까지를 비교적 자세하고 객관적으로 다루고 있을 뿐 아니라 풍부한 이야기와 일화도 담고 있어 그의 다양한 면모를 파악할 수 있다. 저자는 굴드와 오랜 세월 동안 우정을 나누었기 때문에 그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많이 털어놨다. 또한 불안했던 굴드의 정신적인 면과 병적인 증세를 비중 있게 다루었다.
저자는 굴드의 아버지를 비롯하여 친구, 사촌, 동료 음악가와 생전에 굴드와 함께 일한 사람들까지 다양한 인물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그때까지 나온 여러 자료들을 모두 참고하여 이 책을 썼기 때문에 그 어떤 책보다도 굴드의 음악인생과 개인의 삶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 수 있다.
피터 f. 오스왈드 지음/ 한경심 옮김/ 568쪽/ 25,000원
독서신문 1394호 [200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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