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은혜가 얼마나 크고 깊은가를 어머니 품에 품고 지켜준 은혜, 해산 때 고통을 이기시는 은혜, 자식을 낳고 근심을 잊는 은혜, 쓴 것을 삼키고 단것을 뱉아 먹이는 은혜, 진자리 마른자리 가려 누이는 은혜, 젖을 먹여 기르는 은혜, 손발이 닳도록 깨끗이 씻어주시는 은혜, 먼 길을 떠났을 때 걱정해 주시는 은혜, 자식을 위하여 나쁜 일까지 감당하는 은혜, 끝까지 불쌍히 여기고 사랑해 주시는 은혜 등 10가지 은혜(大恩惠)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특히 아버지보다 어머니 은혜를 더욱 강조하고 있으며, 『효경(孝經)』이 효(孝)를 강조한 다면, 부모은중경은 은혜를 강조하고 있다. 아래는 父母恩重經 내용이다.
회탐수호(懷耽守護恩)- 여러 겁 내려오는 인연이 지중하여/금생에 어머니 태중에 들었도다/달수가 차갈수록 오장이 생기었고/입 곱 달 접어들어 육근을 이루었네
생자망우(生子忘憂恩)- 또렷한 아기울음 세상에 울릴 적에/죽도록 받은 아들 말끔히 가셔지고/충실한 아기모습 반갑기 그지없어/기쁨을 서로 나눠 즐기는 부모 모습
인고토감(咽苦吐感恩)-사랑이 깊으시니 단것은 자식주고/은공이 높으시니 쓴 것은 대신 받네/어버이 자식사랑 무엇에 비길건가/단 이슬 넘쳐나는 봄 동산 같으시네 회건취습(回乾就濕恩)-어머니 당신 몸은 진자리 누우시고/아기는 받들어서 마른데 누이시며/양쪽의 젖으로는 기갈을 채워주고/고운 옷소매로 찬바람 가려줬네
유포양육(乳哺養育恩)-아버님 높은 은혜 하늘에 비기우며/어머님 넓은 공덕 땅에다 비할손가/아버지 품어주고 어머니 젖 주시니/그 하늘 그 땅에서 이내몸 자라났네
세탁부정(洗濯不淨恩)-은혜가 깊을수록 얼굴에 주름 늘고 기저귀 빠시느라 손발이 거칠었네/평생을 한 결 같이 사랑해 거두시니/산보다 높은 은혜 어떻게 갚으오리
원행억념(遠行憶念恩)-아이들 자라나서 먼 곳에 있게 되면/마음은 한 결 같이 자식들 따르면서/밤이면 추울세라 낮이면 주릴세라/부모의 근심걱정 잊을 수 없으시네
위조악업(僞造惡業恩)-아들딸 깨우치려 몹쓸 업 짐짓 짓고/아이들 괴로움을 부모가 대신코져/넓고도 깊은 마음 가득한 축원으로/바르게 자라나기 주야로 애쓰시네
구경연민(究竟憐憫恩)-늙으신 부모나이 백 살이 되더라도/여든 된 아들딸을 쉼 없이 사랑하니/부모님 깊은 은정 어느 때 끊으실까/수명이 다하시면 잊을 수 있을런지
주요수미(週遼須彌)-세월이 십년이면 강산도 변하건만/부모의 크신 사랑 변할 수 없으시니/자식이 병들면 부모도 병들고/아들딸 괴로우면 부모도 괴로워라
얼마 전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다. 필시 용돈이 필요해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말을 꺼내지 않고 안부만 묻고 끊으신다. 나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몇 해 뵙지 못했다. 그렇다고 용돈을 보내드릴 형편도 못된다. 부모 은혜를 너무 모르고 살고 있지 않은지 알게 해준 부모은중경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묵자(墨子)는 부모에 대한 공경은 겸애(兼愛)라 했다. 이는 남의 부모도 내 부모처럼 여긴다면 평화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는 주장이다. ‘나’인 ‘우리’, ‘우리’인 ‘나’에 대한 정신을 생각해본 5월이다.
/ 조순옥 편집위원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