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터 걸
스쿠터 걸
  • 독서신문
  • 승인 2009.12.09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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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마! 모두 다 잘 될 거니까”
팽팽한 줄 위 아슬아슬한 소녀들의 이야기
▲ 스쿠터 걸     © 독서신문
[독서신문] 강인해기자 = “교복에 달린 단추를 최대한 바깥으로 달 요량이다. 그럼 1cm정도 여유가 생길 거고 내일까지 급 다이어트로 허리 사이즈를 1cm 더 줄인다.” (키 158cm, 몸무게 55kg, 몸짱이 되고 싶은 이현실 양)

“팬미팅 후, 허브의 홈페이지는 또 폐쇄됐지만 허브를 향한 각종 의혹과 비방과 악플은 계속되었다. 물론 나도 한몫하고 있는 중이다. 나는 허브의 중학교 동창 사이트를 뒤져 좀 놀았던 과거를 들춰내 퍼뜨렸다.” (꽃미남 밴드 ‘트리플b’의 팬클럽 운영진 한세나 양)

“원어민 영어수업과 화학과외가 있지만 가고 싶지 않다. 내가 빠지면 바로 엄마에게 연락이가겠지? …(중략)… 낯선 거리를 헤매는 것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나는 반항에도, 모험에도 서툴다.” (특목고에 합격했음에도 고달픈 고예령 양)

“나에게 스쿠터는 일종의 차별화 전략이었다. 쉽게 말해 나랑 맞짱 뜨려고 덤비는 애들 겁주기 용이다. 우선 내가 전교생의 언니뻘이라는 걸 구구히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원동기 면허는 만 16세부터 딸 수 있으니까.” (학교서 스쿠터 걸로 인기몰이 중인 정연어 양)

세상이라는 팽팽한 줄 위에서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는 열다섯 소녀들의 이야기가 한 권의 책으로 엮어졌다.

저자는 자신의 딸이 중학교에 올라갔을 때, 대화가 끊어지고 갈등의 골이 깊어져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딸의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는 그렇게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낸 딸의 모습을 자세히 관찰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만들게 됐다고 밝힌다.

이 책의 큰 장점은 바로 소녀들의 마음을 속 시원하게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작가는 마치 열다섯 소녀가 된 것처럼 그들의 감정을 표현한다. 독자들은 때로는 솔직하고 담백하게, 때로는 안쓰러울 정도로 적나라한 사춘기 소녀들의 감정을 만날 수 있다.

실제로 여자아이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올라가면 약속이나 한 듯이 어른들에게 감정을 숨기고 꿀 먹은 벙어리로 변하고 만다. 그래서 그들의 생각과 기분을 읽어내기에는 많은 내공이 필요한데 이 책의 심리 묘사를 보면 약간의 해답을 얻을 수 있을 듯하다.

또한, 다이어트, 연예인, 공부, 가족, 돈 등 여중생이라면 모두 한 번쯤은 고민할만한 주제를 사회적으로 이슈화된 문제들과 결부시켜 이야기를 전개했다. 이러한 시도는 어린이라고 생각하기에는 크고 어른이라고 부르기엔 비성숙한, 이도 저도 아닌 경계에 몰려있는, 그래서 정답이 없는 돌연변이 같은 이들의 모습이 저절로 만들어진 형상이 아닌 주변의 환경, 특히 가족·학교·친구들 등을 통해 많은 영향을 받아 형성된 것임을 깨닫게 된다.

살을 빼기 위해 폭식을 반복해 구역질을 해대는 아이, 흡연 사실을 들켜 부모님을 적으로 만들어버린 아이, 부모님의 지나친 학구열에 숨통이 조여 오는 아이, 부모님의 이혼이 걱정스러운 아이 등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은 단련되지 않은 재주꾼이 줄 위에 오른 듯 위험천만하고 위태위태해 보인다. 하지만 고된 연습과정을 거치다보면 어느새 자유자재로 재주를 부릴 수 있게 되는 것처럼 아이들은 아픔의 과정을 거치면서 점차 성숙하게 된다.

주먹을 불끈 쥐고 “걱정 마! 모두 다 잘 될거야”라고 외칠 아이들을 상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 하루 그들을 위해 아낌없는 응원과 격려를 보내 보면 어떨까.
 
■ 스쿠터 걸
이은 지음 / 푸른책들 펴냄 / 134쪽 / 9,000원
 
toward2030@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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