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의 자유학기제가 사실상 사라지면서, 중1 학생들은 추석 연휴 이후 첫 시험을 치르게 된다. 이에 따라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은 입학하자마자 시험을 준비해야 해야 하는 급한 상황에 처했다. 그 속에서 많은 학부모들도 입시를 대비하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대치동의 교육 로드맵을 따르기 시작했다.
이 로드맵은 5세에 영어 유치원을 시작하고, 6세에 사고력 수학 학원에 입학하며, 7세부터는 독서·토론·논술 학원을 다니는 순서로 진행된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한국식 영어와 교과 수학, 내신 및 수능 중심의 언어 영역 학습을 시작한다. 결과적으로, 이 로드맵에 의하면 학생들은 중학교 3학년까지 수능 과정을 선행하고, 고등학교 때는 수능과 내신을 동시에 준비하는 체계적인 과정을 따르게 된다.
이러한 교육 트렌드 속에서 많은 부모들은 불안감과 고민을 안게 되는데, 대치동의 로드맵이 정답처럼 여겨지지만, 실제로 우리 아이에게 이 방법이 적합한지, 그 학습레벨에 맞게 따라갈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 또한, 그 과정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판단이 되면 ‘내 자녀가 다른 아이들보다 늦은 건가’라는 고민을 시작하며 부모로서의 죄책감까지 느끼게 되기도 한다. 다양하게 쏟아지는 교육 정보들 속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더욱더 난감해지는 상황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 대치동 로드맵은 정말 옳은 길일까? 사실, 이 로드맵은 학년별 목표에 맞춘 정확한 학습 계획을 통해 입시 경쟁에서 성공할 확률을 높일 수는 있다. 선행 학습으로 교과 과정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경우, 고등학교 3년 동안 입시 동향에 맞춰 전략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명문대 진학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부정적인 영향도 만만치 않다. 5세부터 고3까지 15년 동안 지속되는 학습 압박은 학생의 흥미와 자기주도 학습 능력을 저하시킬 위험이 있다. 또한, 성적과 대학 진학 목표에 집중함으로써, 창의력과 사고력을 기를 기회를 박탈당할 수 있다.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살아온 학생들은 대학 이후의 삶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할 수 없어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코넬대학교 기자인 도로시 킴은 ‘대치동 교육 시스템이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으며, 이는 학생들에게 실패에 대한 두려움만을 주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고 경제적 불평을 심화시킨다’라고 지적한다.
결론적으로, 대치동 교육 로드맵이 일부 학생에게는 성공적인 선택이 될 수도 있지만, 다른 학생에게는 부적절할 수도 있다. 이상적인 로드맵과 올바른 교육 정보를 활용하되, 학생 개인의 성향, 학습 목표, 학습 방법, 컨디션, 스케줄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맞춤형 선택을 해야한다. 그래야 내 자녀가 남들이 다니는 여러 학원을 떠돌며 시간을 낭비하는 일명 '학원 유목민'이 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고 자녀를 경쟁력 있게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