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소크라테스 문답법... "내가 무지하다는 사실 말고는 아무것도 모른다" 
[책 속 명문장] 소크라테스 문답법... "내가 무지하다는 사실 말고는 아무것도 모른다"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0.08.13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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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소크라테스 종종 서양 철학의 창시자로 평가받는데, 정작 본인은 책 한권 남기지 않은 채 생을 마쳤다. 오늘날 남아 있는 정보는 제자인 플라톤의 저술이 유일하다. 소크라테스는 어느 날 델포이 신전의 신탁(신의 계시)을 통해 '이 세상에서 소크라테스가 가장 현명하다'라는 말을 듣는다. 깜짝 놀란 소크라테스는 가까운 현자와 지식인들을 찾아가 신탁의 의미를 파악하려고 했다. (중략) 소크라테스가 주로 쓴 사유의 방식을 '문답법'이라고 한다. 스스로 '아무것도 모른다'라는 자세로 상대에게 질문을 반복해 상대의 답변이나 인식에 숨어 있는 모순과 무지를 드러나게 하는 방법이다. 그 결가 소크라테스는 스스로 안다고 여기는 현자보다 모르고 있음을 아는(무지의 지) 자신이 현명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질문을 던지고 그 해답을 거듭 고찰하는 문답법은 이후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의 논증법으로 이어졌다. <28~29쪽> 

이슬람 철학자인 이븐 시나는 아비센나라는 라틴어 이름으로도 알려져있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후계자'임을 자처하며 형이상학을 연구했다. 이후 이슬람 철학을 체계화해 중세 이슬람 세계에서 최고의 지성으로 평가됐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영혼과 육체는 별개의 물체가 아닌 하나의 통합체'로 본 것과 달리 이븐 시나는 영혼과 육체는 구별된다고 주장했다. (중략) 영혼과 육체의 구별을 나타낸 이븐 시나의 이론 중에서 특히 유명한 개념은 '공중 인간'이라는 예를 활용한 독자적인 존재론이다. 공중 인간이란 모든 감각 기관을 빼앗기고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떠 있는 인간을 말하는데, 이때 인간의 의식은 '적어도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즉, 육체와 분리돼도 '자기(영혼)'는 존재한다. 이는 훗날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로 이어지는 이원론의 시작이었다. <48~49쪽> 

아베로에스는 스페인의 코르도바에서 활약했으며, 이슬람 세계를 대표하는 철학자다. 본명인 이븐루시드라는 이름으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을 아랍어로 옮기는 데 힘썼다. 십자군 전쟁 이후, 그의 번역서가 다시 라틴어로 번역돼 유럽에 역수입됐고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면서 유럽에서는 그의 라틴어 이름인 아베로에스로 널리 알려졌다. (중략) 아베로에스는 아리스토텔레스 철학과 이슬람교의 융화를 시도했다. 그때 '경전(코란)은 옳다. 그러나 일부에 오류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 오류를 정정하고 한층 깊은 진리에 도달하기 위해 철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란에도 오류가 있다는 아베로에스의 생각은 이슬람교도들에게는 끝내 배철됐지만, 14세기 유럽에서 다시금 라틴어로 번역돼 '후기 아베로에스주의자'라고 불리는 세력을 형성했다. <50~51쪽> 

벤담은 영국의 철학자이자 법학자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고도 법조계로 진출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법과 사회를 발전시키기 위한 저술 활동을 열심히 했다. 그는 독자적인 계산법으로 사람의 쾌락(행복도)을 계산해 합계 점수가 높을수록 행복한 사회라고 주장했다. 이 계산법은 신분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셈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로 이어진 사상으로 평가받았다. (중략) 벤담은 개인이 생활에서 추구하는 것은 '행복'이며, 입법은 될 수 있는 한 많은 사람에게 최대한의 행복을 가져다주는 방향을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이것이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관점이다. 행위가 사람의 쾌락과 이어지면 선, 고통으로 이어지면 악이라고 보고, 선악의 기준을 결과로 발생하는 효용에서 찾는 관점을 '공리주의'라고 한다. <90~91쪽> 

『세상에서 가장 빠른 철학 공부』
보도사 편집부 지음 | 박소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펴냄│192쪽│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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