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우리 안에 스며든 혐오 바이러스 『지금, 또 혐오하셨네요』
[리뷰] 우리 안에 스며든 혐오 바이러스 『지금, 또 혐오하셨네요』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0.08.05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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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지금, 또 혐오하셨네요. 그리고 혐오당하셨습니다.” 이 책은 일상에서 은밀하게, 지속적으로 벌어지는 차별과 배제, 편견과 혐오에 관해 고찰한다. 저자는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혹은 의도적으로 행하는 혐오의 사례를 나열하며 우리 안에 스며든 혐오 바이러스를 일깨운다.

저자는 “혐오가 난무한다는 것은 위험한 정치적 징후다. 민중의 불안과 분노가 크다는 것을 체제 불안이 심해지고 있다는 증거”라며 “체제 불안이 심화되면 궁극적으로는 혁명이냐 파시즘이냐 하는 양자택일을 요구하게 되는데, 혐오의 창궐은 그 거대한 에너지가 파시즘 쪽으로 기울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혐오를 줄이고 없애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총 세 가지를 말하는데, 첫 번째는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것이다. 그는 “어떤 문제에 대해 법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며 “차별금지법이 제정된다면, 혐오 발언은 기본적으로 ‘하면 안 되는 것’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말한다.

두 번째는 경제적 격차를 줄이는 일이다. 저자에 따르면 “극심한 경제적 격차는 혐오와 차별의 물적 토대”이다. 그리고 경제적 격차가 전부 개개인의 능력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제도와 인식의 문제에 상당 부분 기인한다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마지막은 사회를 건강하게 변혁할 진보적인 이데올로기가 있어야 한다. 저자는 “보다 총체적이고 구체적인 미래상을 담은 사상적·실천적 틀이 있어야 한다”며 “그래야 생활은 풍요로워지고, 사회는 건강해지며, 인간은 역사적 존재가 된다”고 설명한다.

저자의 논의처럼 혐오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윤리적 당위”만으로는 어렵다. 혐오에 대한 ‘메타 지성’을 바탕으로, “혐오가 정치 사회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논리적 맥락 속에 있으며, 그 역사적 연원은 무엇인지, 그 발생 원인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혐오의 개념과 함께 혐오를 둘러싼 각종 이슈에 관한 객관적인 판단과 인식의 변화를 경험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유용한 책.

『지금, 또 혐오하셨네요』
박민영 지음│북트리거 펴냄│368쪽│1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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