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사는 그책] 인도와 티베트에서 깨달은 ‘평온을 찾는 방법’
[니가 사는 그책] 인도와 티베트에서 깨달은 ‘평온을 찾는 방법’
  • 김승일 기자
  • 승인 2020.08.05 10: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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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산다(buy)는 말에 어쩐지 산다(live)는 말이 떠오른다. 조금 엉뚱한 생각이지만,
사람들은 어쩌면 책을 사면서 그 책에 들어가 살 준비를 하는 건 아닐까.
영국의 소설가이자 평론가 존 버거가 “이야기 한 편을 읽을 때 우리는 그것을 살아보는 게 된다”고 말했듯 말이다.
책을 산다는 행위가 그저 무언가를 구매하는 행위를 넘어선다면 우리는 그 구매 행위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니가 사는 그책. 어느 가수의 유행가 제목을 닮은 이 기획은 최근 몇 주간 유행했던 책과 그 책을 사는 사람들을 더듬어본다. <편집자 주>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비닐에 쌓인 빨간색 책 하나가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O작가’의 『진짜 좋은 거』다. 미국 소재 의대를 중퇴하고 건축설계 일을 하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저자는 이 책에서 인도와 티베트의 명상가로부터 깨달은 ‘평온에 이르는 법’을 전한다.    

저자는 ‘생각’이 우리를 괴롭히는 요인이라고 말한다. 생각은 보통 과거에 대한 후회와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에 대한 공포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을 가만 놔두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괴물처럼 커져서 마침내 자신을 삼켜버리고 영혼을 숨 막히게 한다. 따라서 저자는 없는 것(과거나 미래)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있는 것(현실, 지금)을 감각적으로 느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머릿속에서 늘 ‘생각’들이 시끄럽게 하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인간은 또한 변화를 싫어하는 보수적인 성향으로 인해 평온하지 못한다. 계절이 바뀌면 잎이 떨어지는 것처럼, 우리 몸의 세포가 끊임없이 바뀌는 것처럼 모든 것은 변하고 변화는 자연스러운데도 우리는 변화를 거부하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나 변화를 거부하면 불행해질 뿐이다. 붓다는 죽기 전 이런 말을 남겼다. “모든 조건 지어진 것들은 변하니, 알아차림을 놓치지 마라.”

마음을 평온케 하지 못하는 또 하나는 ‘자기중심적인 생각’이 있다. 인간은 늘 자기중심적이라서 거의 모든 생각의 주어가 ‘나’다. 그래서 “난 저런 게 싫어” “나한테 왜 이래?” “난 너무 슬퍼” “나는 그걸 원해” 같은 생각들이 일어나기 마련인데, 한번 이러한 생각에서 ‘나’라는 주어를 빼보자. “저런 게 싫어” “왜 이래” “너무 슬퍼” “그걸 원해”로 바뀐다. 즉, ‘나’를 빼면 우리는 감정과 욕망을 조금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나’를 없애는 연습을 하면 누가 뭘 하든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저 발생되는 현상의 일부분일 뿐임을 받아들일 수 있다. 

저자는 “내가 없으면 문제도 없다”며 “평온한 상태에서는 딱히 자아의 존재를 느끼지 않다가도, 잡생각을 하면서 ‘나’를 규정해왔던 기억들이 자아와 함께 재조립된다. 자아는 일종의 정신적 패턴에 불과하다. 우리는 그 어떤 만들어진 자아보다도 훨씬 고귀하고 놀라운 존재다. 의식은 자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평온을 찾기 위해서는 ‘보통’은 좋지 않다는 고정관념도 버려야 한다. 우리 일상은 특별하지 않은, 중간 정도의 것들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보통의 것들에는 항상 아름다움이 숨어있다. 인간이 평온을 찾을 수 없는 이유는 보통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고 늘 극단적인 최상의 것을 좇기 때문이다. 저자는 말한다. 보통의 것들은 좋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안 좋지 않다”고.      

희망에 대한 고정관념도 깨뜨려야 한다. 희망이 우리를 고통스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앞일은 아무도 알 수(확신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라며 “그러한 미래에 자신이 원하는 결과가 꼭 있기를 바라고 반드시 잘될 거라고 굳게 믿는 것은 오히려 광기에 가깝다”고 말한다. 희망은 우리를 지탱해주기도 하지만 미래에 집중하게 만들고, 실재하지 않는 추상적인 미래에 치중하다 보면 우리는 실재하는 현재를 잃어버린다. 저자는 ‘진짜 희망’을 가지라고 말한다. ‘진짜 희망’이란 “앞으로 무슨 일이 오든 당당하게 마주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확실하지 않기에 흥미롭게 펼쳐질 미래를 향해 용기 있게 열린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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