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 시대’는 어떤 인재를 필요로 할까?
‘뉴노멀 시대’는 어떤 인재를 필요로 할까?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0.07.0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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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코로나19가 확산함에 따라 인간의 사고와 행동양식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일상적으로 향유했던 것들을 예전처럼 즐길 수 없게 됐고, 당연하고 바람직하게 생각했던 기존의 관념들은 뒤집히고 또 뒤집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뉴노멀’(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 시대에 맞는 인재, 나는 새 시대, 새 기준에 인재로서 자격이 있을까?

책 『뉴타입의 시대』의 저자 야마구치 슈는 “14세기에 페스트가 휩쓸고 지나간 후에 인간성 회복 운동인 르네상스가 시작되고 중세 암흑기의 막이 내렸던 것처럼, 이번 글로벌 팬데믹 이후에 어떠한 미래를 설계해나갈지는 틀림없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구상력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개인의 구상력은 ‘예측’과 ‘정답’에 몰두하는 것이 아닌 ‘철학’과 ‘질문’을 기반으로 한다.

이에 대해 저자는 “생각의 프레임을 올드타입에서 뉴타입으로 전환하라”고 조언한다. 저자가 제시한 뉴노멀 시대의 인재상은 ▲정답을 찾는 행위에서 문제를 찾는 행위로 ▲예측하기에서 구상하기로 ▲기존의 규칙과 통념을 벗어나 자신의 철학을 따르는 것으로 ▲빼앗고 독점하기보다는 나눠주고 공유하는 것으로 ▲경험에 의지하는 것이 아닌 학습 능력에 의지하는 사람이다.

위 언급 중 특히 주목할 부분은 앞으로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보다 문제를 발견하는 사람이 더욱 가치 있다는 것. 그는 “20세기 중후반에는 문제 해결 능력이 매우 높이 평가받았다. 이 시기에는 불만, 불평, 불안을 야기하는 수많은 문제를 해소하려는 욕구(needs)가 시장에 존재했기 때문에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조직이나 개인은 높이 평가받고 많은 보수를 얻었다. 그렇기에 공교육 제도를 비롯한 인재 육성의 기본 목적은 문제 해결 능력의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물질적 풍요와 일상의 불안이 어느 정도 해소된 21세기 초반에 우리는 “인류사에서 처음으로 문제가 희소하고 해결책이 과잉인 시대”로 들어섰다. 이에 따라 현대에는 ‘문제의 해결’보다는 ‘문제의 발견’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즉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던 문제를 찾아내 해결 방법을 제시하는 ‘과제 설정자’(agenda shaper)가 앞으로는 더 큰 가치를 창출해낸다는 것이다.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기본소득’ 역시 마찬가지다. 사실 기본소득은 ‘긴급재난지원금’처럼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사안은 아니지만 논의가 필요한 사회적 의제임은 분명하다. 그러니까 남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일을 쟁점화시키는 것이 바로 과제 설정자의 일이며 그 일을 잘 해내는 사람이 결국 우리 사회의 리더가 될 수 있다. 다시 말해 기본소득이라는 의제를 선제적으로 ‘발견’하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지 사회 구성원들과 함께 ‘구상’하는 사람. 그것이 바로 뉴노멀 시대의 인재가 해야 할 일이다.

또한 코로나19가 지구촌을 습격하면서 인류 사회에는 ‘변동성’(volatility)과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과 ‘모호성’(ambiguity)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뉴노멀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할 이 단어들은 앞 글자를 따 통칭 ‘뷰카’(vuca)로 불린다. 뷰카를 잘 관리하기 위한 방법으로 저자는 ‘경험의 무가치화’ ‘예측의 무가치화’ ‘최적화의 무가치화’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과거에는 ‘다양한 경험’을 미덕으로 여겼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의 경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아닌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지식을 빠르고 유연하게 습득하는 사람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한다. 또 과거에는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고 여겨져왔지만 지금은 계획을 세우는 데 비용을 들이지 말고, 우선적으로 ‘시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선 시도부터 하고 결과를 지켜보면서 미세하게 수정을 거듭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유연성’인데, 변화해가는 환경에 얼마나 탄력적으로 대처하느냐가 더욱 중요해진다.

책 『포노 사피엔스』의 저자 최재붕은 “달라진 문명 속에서도 여전히 ‘사람’이 답”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사람이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역사의 향방이 결정된다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사람이 곧 역사인 것이다.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환경을 타개할 질문을 적재적소에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창의적으로 내리는 사람. 자신의 능력을 최대치로 발휘할 수 있는 자리를 찾아 움직이며, 타인과의 공유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철지난 지식의 패턴을 과감하게 리셋하고, 언제나 새로운 시스템에 빠르게 적응할 줄 아는 사람. 뉴노멀 시대의 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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